(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자로부터 돈을 건네받아 중국 현지 조직에 전달하려 한 10대가 시민의 기지로 경찰에 붙잡혔다.
6일 인천 삼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오전 9시께 인천의 한 회사에서 근무 중이던 A(22·여)씨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자신을 금감원 직원이라고 밝힌 전화 속 남성은 "당신 명의를 도용해 대포통장을 개설한 범인을 검거했다"고 알렸다.
이어 "당신도 사건에 연루됐는지를 확인해야 하니 계좌에 있는 돈을 인출해 다른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했다.
갑작스러운 전화에 문득 의심이 든 A씨는 전화를 끊지 않은 채 옆에 있던 동료에게 112 신고를 하라고 일렀다.
신고를 받은 경찰도 보이스피싱이 확실하다는 판단 아래 A씨에게 일단 전화 속 남성이 시키는 대로 하라고 요청했다.
회사를 빠져나온 A씨는 은행을 찾아 800만원을 인출한 뒤 돈을 건네주기로 한 서울 강변역 지하철 출구로 향했다. 전화에서 약속한 대로 한 남성이 나와 A씨에게 "돈을 받으러 왔다"고 했다.
A씨가 돈을 건네주자마자 미리 역 근처에 잠복해 있던 경찰이 이 남성을 검거했다.
붙잡힌 B(16)군은 학교에 다니지 않는 무직으로 생활비가 필요해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에서 "혼자 살고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용돈을 벌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사기 혐의로 B군을 구속하고 신고자 A씨에게 감사장과 신고보상금 50만원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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