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실패로 끝난 K2 겨울철 등정

입력 2018-03-06 10:15  

또다시 실패로 끝난 K2 겨울철 등정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세계 산악계의 관심을 모았던 K2의 겨울등반은 결국 실패로 끝났다.
에베레스트(8천848m)에 이어 세계 2위 고봉(8천611m)인 K2는 8천m 이상 고봉 가운데 난이도가 가장 높은 봉우리로 꼽히며 특히 지금까지 겨울철 등정에 성공한 적이 없는 마지막 8천m 봉우리로 남아있다.
K2는 지금까지 4명의 등정자 가운데 한 사람꼴인 77명이 사망했으며 에베레스트보다 치사율이 훨씬 높다.
이런 만큼 폴란드가 이번 시즌 야심 차게 정예 등반대를 꾸려 겨울철 등반에 나서면서 세계 산악계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5일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폴란드팀은 악천후와 불운, 그리고 팀내분 등 악재가 겹치면서 결국 등정을 포기하고 철수키로 함으로써 K2 겨울철 등반은 여전히 미제로 남게 됐다.
폴란드팀은 K2 등정을 준비하는 중에 인근 또 다른 8천m 고봉인 낭가파르바트 등반 도중 조난한 프랑스 등반대를 구조하기 위해 출동해야 했다.
K2로부터 120마일(약 190km) 떨어진 낭가파르바트 1천m 지대로 공수된 후 야간 산행 끝에 프랑스 여성 산악인 엘리자베스 레볼을 구해냈다. 일정을 상당 부분 소모한 셈이나 가치 있는 임무였다.
여기에 악천후로 등반이 연기되면서 팀내분이 발생했다. 겨울철 등반 시기를 어디까지 인정하느냐 하는 문제였다. 2월 말까지라는 주장과 3월 중순까지라는 주장이 대립했다.
결국 2월말 시한을 주장하는 러시아계 폴란드팀원 데니스 우루브코가 대열을 이탈해 혼자서 산에 올랐다. 혼자서 영예를 독차지하려 한다는 맹비난을 받았으나 그도 결국 강풍과 폭설에 밀려 도중 되돌아왔고 팀에서 떨려났다.
우루브코의 행동을 싸고 국제산악계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우루브코는 폴란드 TVN24와 인터뷰에서 "나에게 마지막 기회였고 그저 캠프에 앉아있을 수만은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결국 크리스토프 비엘리키 등반대장은 5일 K2 겨울철 등반 포기를 결정했다.
"상황을 면밀히 분석한 끝에 팀원들과 합의를 거쳐 K2 등정을 끝내기로 했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밝혔다.
모든 로프가 캠프1 코스에 묶여있고 베이스캠프가 파손됐으며 고소 등반로에는 눈사태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비엘리키 대장은 무엇보다 대원의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우루브코의 단독 행동의 정당성과 겨울철 시즌의 정의를 둘러싸고 국제산악계가 논란을 벌이는 가운데 K2 최초 겨울철 등정은 또 다른 시즌을 기다려야 하게 됐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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