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가·官 출신 포진…盧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 박시환도 포함
김병호 부회장·함영주 행장 사내이사서 제외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하나금융지주[086790] 사외이사가 대폭 물갈이됐다.
김병호 부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사내이사에서 제외돼 김정태 회장만 유일한 사내이사로 남게 됐다.
하나금융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6일 백태승 한국인터넷법학회 회장, 박시환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홍진 한국남부발전 사외이사, 양동훈 동국대 회계학 교수,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등 5명을 새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백태승 회장은 1980년 한국은행에 입행한 뒤 금융감독원 규제심사위원장과 서울서부지법 조정위원, 연세대 법학과 교수를 거친 법률전문가다.
박시환 교수 역시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와 대법원 대법관을 역임한 법률전문가다. 두 후보는 모두 윤종남 사추위원장이 후보로 제안했다.
박 교수는 진보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의 초대 회장을 지냈으며 2003년 서열·기수대로 대법관 후보 제청이 이뤄지자 사표를 던진 인물이다.
변호사를 활동하던 시절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 대통령 대리인을 맡기도 했다.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법관으로 임명했고, 진보적 대법관 5명을 뜻하는 '독수리 5형제'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12기 동기이기도 해 지난해 대법원장 유력 후보에도 오르기도 했다.
김홍진 이사는 재정경제부 감사담당관과 금융정보분석원(FIU) 기획행정실장을 지냈으며 한국예탁결제원 경영지원본부장 상무를 거친 경제 관료 출신이다.
양동훈 교수는 1985년 한국은행에 입행한 뒤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 금융위원회 회계개혁 RF 위원을 역임했다.
허윤 교수는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을 지내고 현재 기획재정부 산하 국제금융발전심의위원회 국제협력분과위원장, 기재부 수출입은행 운영위 민간위원을 겸하고 있다.
신임 사외이사의 임기는 2년이며 이후로는 1년 단위로 중임할 수 있다. 하나은행 사외이사를 지낸 허윤 교수는 임기가 1년이다.
하나금융 이사회가 박 교수를 비롯해 금융당국에 몸 담은 경력이 있는 인사를 대거 사외이사 후보로 선정한 것을 두고 정권 코드 맞추기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보다 앞서 KB금융지주는 KB 부동산 신탁에 '친노' 인사인 김정민 부회장을 선임했다.
김 부회장은 노 전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인 데다가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도 활동한 바 있다.
기존 사외이사 가운데서는 윤성복, 박원구 이사만 연임키로 했다. 차은영 이사는 지난해 선임돼 아직 잔여임기가 남았다.
이외 윤종남, 송기진, 김인배, 양원근 이사는 이번 임기를 끝으로 물러나게 됐다. 김인배 이사는 하나은행 사외이사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김병호 부회장과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지주사 사내이사에서 제외됐다. 남은 사내이사는 김정태 회장 한 명이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의 경영유의 지적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김 부회장과 함 행장의 사내이사 역할이 축소됐다는 것이 하나금융 이사회의 설명이다.
금감원은 각각 경영관리부문장과 경영지원부문장을 맡은 김 부회장과 함 행장이 리스크관리위 위원으로 참여해 독립성이 약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후 김 부회장과 함 행장은 리스크관리위에서 빠졌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김 부회장과 함 행장이 사내이사로 리스크관리위에 참여하는 것이 독립성과 이해상충 우려가 있다는 금융당국의 경영유의 사항을 반영해 이들을 리스크관리위에서 제외했다"며 "이에 따라 사내이사 역할이 축소돼 사내이사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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