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륙강습함 와스프에 실려 원정길, "역사적 이정표"
일본 배치 해병비행대대 소속, "작전 수행 역량 크게 향상"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미국의 대표적인 항공전략 자산인 해병대 소속 F-35B '라이트닝 2' 스텔스 전투기가 처음으로 함정에 탑재돼 본격적인 작전에 나섰다.
밀리터리 닷컴, 성조지 등 미언론은 일본 야마구치(山口) 현 이와쿠니(岩國) 기지의 미 해병대 제121 전투비행대대 소속 F-35B가 5일 태평양을 항해 중인 미 해군 상륙 강습함 와스프(LHD-1)에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미언론은 7함대 사령부를 인용, 와스프 함이 3일 모항인 일본 나가사키(長崎) 현 사세보(佐世保)을 출항, 오키나와 주둔 제31 해병원정대(MEU)와 함께 제7 원정타격단(ESG)의 일원으로 태평양과 중동지역에 대한 첫 원정길에 나섰다고 전했다. 미 해군 7함대 상륙군 기함인 와스프 함은 올해 초 본험 리처드(LHD-6)와 임무 교대했다.
7함대 사령부는 지난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작전 배치된 F-35B가 와스프 같은 대형 함정에 탑재돼 해외원정작전에 나선 것은 처음으로 "역사적인 이정표"(historic milestone)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원정타격단장인 브래드 쿠퍼 제독(소장)도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B가 와스프 함과 짝을 이룬 것은 미 해군과 해병대의 전쟁 수행 능력에 가장 중요한 도약 가운데 하나"라면서, 작전 수행 등 전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121 비행대대 소속 F-35B 조종사들은 앞으로 몇 주간은 함정 이착륙 훈련 등에 집중한 후 제31 해병원정대에 작전 배속돼 본격적인 임무 수행을 할 예정이다.
7함대 사령부는 이번 훈련이 해병원정부대의 화력, F-35B를 중심으로 하는 항공전력 및 유도 미사일 구축함 등의 수상함 전력을 통합한 '화력 보강 원정 타격단'(Up-gunned expeditionary strike group) 개념을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직이착륙(STOVL) 기능을 가진 F-35B는 300m 길이의 짧은 활주로와 항공모함에서 이착륙이 가능하다. 최고속도가 마하 1.6(1천958㎞/h), 항속거리 1천670㎞, 전투 반경 935㎞인 F-35B는 또 탐지거리가 500㎞ 이상으로 적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는 최첨단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AESA)인 'AN/APG-81'을 탑재했다.
최대 8.1t의 무장 탑재 능력을 갖춘 F-35B는 AIM-120 암람 공대공 미사일, 정밀 유도 폭탄 'GBU-32' 합동직격탄(JDAM), 레이더 기지 파괴용 소구경 정밀유도폭탄(SDB) 등을 발사, 적 표적을 정밀타격할 수 있다.
한편 배수량 4만1천t으로 1989년 취역한 와스프 함은 웬만한 중형 항공모함과 맞먹으며, 한반도 유사시 가장 먼저 투입되는 제31 해병원정대 소속 해병대원 2천200여 명을 실어나르고 화력을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길이 257m, 폭 32m인 와스프 함은 F-35B 외에도 CH-53·CH-46 중형 수송헬기, AH-1W 공격헬기, MV-22 오스프리 수직이착륙기 등 31대의 항공기를 탑재한다.
와스프 함은 F-35B 스텔스기 탑재 능력 확보를 위해 개량작업을 거쳤다. 또 MK 2 함정 자위체계, SPQ-9B 목표획득레이더, MK57 시 스패로 미사일 체계 등도 현대화했다고 밝혔다.
앤드루 스미스 함장(대령)은 최첨단인 F-35B를 탑재한 와스프 함이 전진 배치됨으로써 7함대가 새로운 전투 역량을 확보하게 됨은 물론이고 정밀 타격 역량이 강화되게 됐다고 평가했다
스콧 스위프트 태평양함대 사령관은 앞서 미 해군이 지난해(2017년) 말부터 F-35B 탑재 와스프급 상륙 강습함 한 척과 2천200여 해병대원들을 태운 세 척의 대형 수송 상륙함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상륙준비단에 미사일 순양함과 핵 추진 공격잠수함(SSN) 한 척 등 네 척의 공격함정을 추가한 ESG를 시험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원정이 아태 지역에서 중국의 '해군 굴기'(해군력 증강)에 대한 대응전략의 하나라고 풀이했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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