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보도…"여론 절대적 지지" vs 장쩌민 "절대 안 돼" 반응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집권과 '시진핑 사상'의 헌법 삽입을 가능케 할 개헌은 지난해 9월 시 주석이 직접 제안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 보도했다.
왕천(王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겸 비서장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인대 개막식에서 '헌법 개정 초안 심의에 관한 안건'을 설명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왕 부위원장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해 9월 29일 공산당 지도부인 25인의 정치국 위원이 모인 자리에서 개헌을 처음으로 제안했다.
이후 장더장(張德江)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이끄는 태스크포스가 꾸려졌고, 여기에는 시 주석의 최측근인 리잔수(栗戰書)와 왕후닝(王호<삼수변+扈>寧)이 참여했다. 두 사람은 모두 지난해 10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당 최고 지도부인 7인의 상무위원으로 입성했다.
19차 당 대회 후에는 본격적인 여론 수렴 작업이 펼쳐져 지방 당 간부와 비공산당 정당 관계자 등 2천600여 명의 의견을 들었다.
12월 중순에는 당 원로들을 만나 의견을 수렴했다. 이들 원로는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 등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왕 부위원장은 "의견 수렴 결과 모든 사람이 개헌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의견 수렴 과정은 5개월에 걸쳐 이뤄졌는데, 이는 2004년 장쩌민 전 주석의 '3개 대표론'이 헌법에 삽입될 때 1년간의 의견 수렴 및 준비 과정이 필요했던 것에 비해 매우 급속도로 이뤄진 것이다.
이처럼 개헌 추진 과정을 소상하게 밝힌 데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학자는 "개헌 추진이 발표된 후 지식인과 기업가 등이 유례없이 강력하게 반발했는데, 이러한 반발과 루머에 공식적으로 대응하려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개헌 추진이 만장일치의 지지를 얻었다고 하지만, 공산당의 삼엄한 통제 속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반발 의견이 나왔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일본 아사히신문은 시 주석이 지난해 19차 당 대회 후 장쩌민 전 주석을 비밀리에 만나 임기제한 철폐 의사를 전달했으나, 장 전 주석이 "절대 안 된다"고 단호하게 반대했다는 보도를 했다.
이처럼 민감한 내용으로 인해 중국 당국은 11일 개헌 표결 과정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인대는 중국 헌법에서 '국가주석직 2연임 초과 금지' 조항을 삭제해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가능케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도 헌법에 삽입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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