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입한 만큼 화석전기를 '비화석 전기'로 판매 허용
아사히, "장차 원전 유지에 악용 가능성" 지적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 정부가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생산한 전기임을 인증하는 증서를 거래하는 새로운 시장을 창설키로 했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의 재생 가능 에너지로 만든 전기라는 증명서에 가치를 부여해 거래토록 함으로써 '탈 화석연료'를 촉진하기 위해서다.
6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경제산업성은 5월에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라는 사실을 인증하는 '비화석증서'를 거래하는 '비화석가치거래시장'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증서는 금융기관 등으로 구성된 법인체인 '저탄소투자촉진기구(GIO)'가 발행한다. 전기 소매사업자가 1㎾당 1.3~4 엔(약 13~40원)에 구입토록 한다. 이 증서를 구입한 전기 소매사업자는 같은 분량만큼의 전기를 '비화석'전기로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전력 도매시장에서는 현재 화력과 재생에너지의 구분 없이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와 별도의 비화석 증서 거래시장을 만들어 증서를 판매하는 방법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보급을 촉진한다는 구상이다.
거래가 궤도에 오를지는 증서의 가치가 인정받을지 여부에 달려있다. 영국의 국제 NGO인 'CDP'는 이달 2일 증서가 붙은 전기에 대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전기로 계산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CDP는 각국 투자가들을 대신해 기업의 환경정보를 수집, 분석하는 유력한 기관이다.
GIO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 가능 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10~20년간 전력회사가 고정가격으로 전량 구입하도록 의무화한 재생에너지 고정가격구입제도(FIT)의 재원으로 소비자에게서 거둬들인 부과금을 관리하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증서 발행으로 얻는 자금을 이용해 계속 오르고 있는 부과금을 억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서의 대상을 당장은 재생에너지로 국한했지만, 장차 원자력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도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비화석 증서와 시장이 원전을 유지하는 데 이용될 우려도 있다고 아사히는 지적했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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