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KB금융지주 이사회가 정기 주주총회를 보름가량 남겨놓고 노조의 주주제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노사관계가 다시 팽팽한 대립구도를 보였다.
6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KB금융[105560] 이사회는 전날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하면서 노조가 제안한 정관변경안과 사외이사 추천안 등 3개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이사회는 "금번 주주제안 안건 내용을 검토한 결과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해 주주총회의 해당 안건들을 반대하는 의견 표명을 한다"고 밝혔다.
먼저 낙하산 인사를 막기 위해 정관변경을 요구한 제7-1호 의안 '정관 제36조 변경의 건'에 대해서는 공정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 낙하산 인사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며 이사 후보자의 인재 풀을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반대 이유로 꼽았다.
또 대표이사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참여를 제한하도록 한 '정관 제48조 변경의 건'을 놓고는 이미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반영된 내용이라며 이사회 내 위원회 운영은 이사회에 위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최근 금융당국의 지주사 지배구조 지적이 이어지자 사추위에서 빠진 바 있다.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의 사외이사 추천 안을 놓고 이사회는 "현행 사외이사 후보군 관리 및 검증 제도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않은 후보가 KB금융의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사회가 직접 주주제안 안건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해 KB금융 임시 주주총회에서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안과 정관변경안이 상정됐을 때도 이사회는 별도의 의견을 내지 않았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이하 KB노조)는 이에 대해 정당한 주주 권리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 역시 이날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하며 이사회가 추린 사외이사 후보를 비판했다.
KB노조는 "이사회가 추천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인 선우석호 후보는 뉴라이트 사관을 지닌 세력을 비호하는 활동을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KB노조 관계자는 "법적으로 주주제안은 주주가 안건 상정하면 주총장에서 표결로 결정하는 부분인데 이사회에서 안건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권한 남용이라고 판단된다"며 "법적으로 보장된 주주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KB노조는 7일 오후 이사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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