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비핵화 조건으로 밝힌 '위협해소·체제안전보장' 의미는

입력 2018-03-06 22:47  

북한이 비핵화 조건으로 밝힌 '위협해소·체제안전보장' 의미는
제네바 기본합의, 9·19공동성명 모두 北안보우려 해소 담아
북미 수교·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염두 두고 언급한듯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대표단과의 논의에서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의 교환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수석특사였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6일 발표한 언론발표문에서 "북측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하였으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하였다"고 밝혔다.
또 "북측은 비핵화 문제 협의 및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용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그동안 핵무기 보유에 대해 "미국의 위협에 대처하여 자기를 지키기 위한 정의의 보검"이라고 표현해 안보위협에 대응한 자위적 수단임을 주장해 왔다.
이번 특사단의 방북 결과는 앞으로 북미간 대화가 재개되면 비핵화를 요구하는 미국에 맞서 북한은 미국의 이른바 군사적 위협을 제도적으로 차단할 방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임을 예상케 한다.
사실 그동안 북한의 비핵화 논의는 북한의 안보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됐다.
1994년 북미 양측이 합의한 제네바 기본합의는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는 영변 흑연감속 원자로를 해체하는 대신 경수로 발전소를 지어주는 동시에 북미 양측이 상호 연락사무소를 개설하고 관계 진전에 따라 수교를 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의에 수교를 의미하는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한 대화가 언급된 것도 이런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2005년 6자회담에서 합의한 9·19공동성명에서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계획을 포기할 것"을 명시하면서 "미 합중국은 핵무기 또는 재래식 무기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공격 또는 침공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명시했다.
북한은 핵포기를, 미국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공격 의사 없음을 확인함으로써 합의를 이룬 셈이다.
또 9·19공동성명에는 "직접 관련 당사국들은 적절한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가질 것"이라고 한반도 평화체제에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북한은 미국과 양자 협상을 통해 비핵화와 수교문제를 논의하면서 동시에 6·25전쟁 당사국인 남북미중이 참여하는 4자회담 등을 통해 평화협정 체결 등 평화체제 구축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더라도 양측 간 생각이나 요구가 달라서 상당한 진통이나 해석의 차이가 빚어질 수도 있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북한은 자신이 유일하게 가진 카드가 핵무력이라는 점에서 이를 자신들의 생존에 가장 필수적인 안보 우려 해소와 결부시키는 것은 당연하다"며 "대화가 시작되면 북미 양자간 뿐 아니라 다자간에 한반도에서 평화를 지키는 문제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jy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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