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연속 PO 못 간 만년 하위팀, 9위 LA 클리퍼스와 불과 2경기 차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미국프로농구(NBA) 30개 구단 가운데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지 가장 오래된 구단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다.
미네소타는 2003-2004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이후 13년 연속 플레이오프와 담을 쌓고 지냈다.
NBA에서는 30개 구단 가운데 절반이 넘는 16개 팀이 플레이오프에 나가기 때문에 미네소타는 13년 연속 중간 이상의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2005-2006시즌부터 12년 연속 승률 5할을 밑돌았을 정도로 NBA에서는 미네소타가 '만년 하위 팀'의 대명사라고 해도 좋을 정도였다.
그러던 미네소타가 올해는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팀의 간판선수로 활약하던 케빈 러브를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로 보내고 받아온 앤드루 위긴스(23),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뽑은 칼 앤서니 타운스(23) 등 기존 젊은 유망주들에 2017-2018시즌을 앞두고는 대형 선수들을 보강하기 위해 모처럼 지갑을 열었다.
지미 버틀러(29)를 시카고 불스에서 트레이드해왔고 제프 티그(30), 타지 깁슨(33), 자말 크로퍼드(38) 등을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했다.
지난 시즌까지 '젊은 유망주가 많은 팀' 정도의 평가를 들었던 미네소타는 올해 버틀러가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건실한 플레이가 장점인 깁슨과 크로퍼드 등이 제 몫을 하면서 모처럼 상위권을 유지했다.
서부콘퍼런스에서 나란히 8할대 가까운 승률을 올리는 '2강' 휴스턴 로키츠(49승13패)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49승14패)의 뒤를 이어 꾸준히 3, 4위를 지켰다.
38승 28패를 기록 중인 미네소타는 13년 만에 승률 5할 이상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 14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의 꿈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정규리그 16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미네소타에 엄청난 위기가 닥쳐왔다.
우선 이번 시즌 평균 22.2점에 5.4리바운드, 5.0어시스트를 기록한 버틀러가 2월 24일 휴스턴과 경기 도중 무릎을 다쳐 전력에서 이탈했다.
팀 전력의 핵심 버틀러가 한 달 이상 결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네소타는 앞으로 강팀들을 줄줄이 상대해야 하는 험난한 일정표까지 받아들었다.
9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 셀틱스를 시작으로 12일 골든스테이트, 14일 워싱턴 위저즈, 18일 샌안토니오 스퍼스, 19일 휴스턴, 21일 LA 클리퍼스로 이어지는 일정이다.
보스턴과 골든스테이트는 동·서부 콘퍼런스 2위에 올라있는 강호들이고 워싱턴과 샌안토니오 경기는 모두 원정으로 치러야 한다.
이후 휴스턴, LA 클리퍼스는 홈에서 상대하지만 이어 24, 25일에는 뉴욕, 필라델피아와 만만치 않은 원정 2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최근 서부콘퍼런스 중상위권 팀인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유타 재즈와 맞붙어 연달아 패한 미네소타와 플레이오프 커트 라인인 9위 LA 클리퍼스의 승차는 불과 2경기다.
그나마도 미네소타가 4경기를 더 많이 치러 38승 28패를 기록 중이고 LA 클리퍼스는 34승 28패라 미네소타가 '앞서 있다'고 하기도 모호한 격차다.
게다가 미네소타의 톰 티보도 감독은 '주전 혹사'로 악명이 높은 지도자로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체력 저하나 부상 발생에 대한 우려가 큰 팀이 바로 미네소타다.
38승 28패라면 동부콘퍼런스에서는 상위 8위 안에 드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넉넉한 성적이지만 강팀들이 몰려 있는 서부콘퍼런스에서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안심하기 어렵다.
미네소타가 여러 악재를 이겨내고 14년 만에 '봄 농구'의 기쁨을 홈 팬들에게 선사할 수 있을지 시즌 막판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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