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3월중 모습을 보일 예정이던 미국 뉴저지주 포트리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제막식이 후원금 부족으로 두달 가량 연기됐다.
이 기림비 건립은 2016년 6월부터 한인 15명, 타민족 3명의 고교생이 추진해 이목을 끌었다. 이들은 '유스 카운슬 오브 포트리'(Youth Council of Fort Lee·이하 YCFL)를 조직해 기림비 제작과 설치, 조경 등에 들어갈 비용 3만5천 달러(약 3천761만 원)를 목표로 모금을 해왔고, 7일 현재 절반 정도인 1만8천 달러를 모았다.
이들의 학부모도 자녀를 돕기 위해 '포트리 위안부 기림비 건립후원회'(회장 황종호)를 구성해 한인사회로부터 호응을 끌어냈다.
YCFL에 가입해 활동하는 두 자녀를 둔 홍은주(포트리 한인회장) 씨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모금이 잘되지 않아 당초 3월 중순 열릴 계획이던 기림비 제막식을 오는 5월 19일쯤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기림비 제작은 이미 들어갔다. 5월에는 꼭 건립할 수 있도록 한인사회의 관심과 후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포트리와 뉴욕 맨해튼을 잇는 조지워싱턴브리지 초입의 '컨스티튜션 파크'에 세워질 기림비는 1m 52cm 높이 원형 조형물에 한복을 입은 소녀의 실루엣이 새겨진다. 하단에는 끔찍한 일을 당했던 할머니들을 추모하는 시를 적어넣을 예정이다. 기림비 디자인과 추모 시는 모두 학생들이 직접 만들었다.
YCFL는 2016년 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귀향'을 본 한인 학생들이 중심이 돼 위안부 문제 등 지역사회 현안에 목소리를 내기 위해 결성됐다. 이 단체는 지난해 12월 뉴저지 포트리 타운의회의 건립안 승인을 끌어냈다.
홍 회장은 "포트리 기림비는 위안부 역사를 배운 학생들이 지역사회에 이를 알리기 위해 세우는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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