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표밭' 생산 수출품 겨냥 가능성…무역전쟁 확산 조짐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멕시코가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높은 관세를 물리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계획에 보복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혔다.
일데폰소 과하르도 멕시코 경제장관은 6일(현지시간) 멕시코 텔레비사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에 대해 "우리는 대응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대응은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한 그들(미국)의 수출품을 겨냥하고, 정확히 그 상품들을 타격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멕시코 정부는 미국이 수출하는 어떤 상품에 세금을 부과할 수 있을지를 검토하고 있으며, 그 결과를 미국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기 전까지는 공개하지 않겠다고 과하르도 장관은 밝혔다.
멕시코가 2016년 미국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 표밭이었던 주에서 생산된 제품을 겨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 주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재선에서 승리하려면 지지를 확보해야 하는 지역이다.
멕시코 경제단체 비즈니스조정협의회(CCE)의 모이세스 칼락 국제비즈니스 담당 대표는 미국 미시간, 위스콘신, 오하이오 주 등을 거론하며 "해당 주지사에게 '당신 회사는 생산 제품의 90%를 멕시코로 수출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텔레비사에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건부 관세 철회를 시사하며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는 전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는 새롭고 공정한 나프타가 체결될 때에만 철회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국내 산업 보호와 안보를 위해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해 동맹국들의 반발을 샀다.
미국에 철강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인 캐나다는 이미 미국의 관세 부과 방침에 대응해 적절한 보복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미국산 철강과 농산물은 물론 오토바이 업체 할리 데이비드슨과 청바지 업체 리바이스 등 '상징적 브랜드' 제품에 물릴 보복관세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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