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연이은 '미투' 폭로에 몸 낮추고 수습에 전력

입력 2018-03-07 11:56  

민주, 연이은 '미투' 폭로에 몸 낮추고 수습에 전력
안희정 이어 정봉주·함평군수 성폭력 의혹 잇단 제기에 곤혹
추미애 "유구무언", 우원식 "면목없다" 재차 고개 숙여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7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 사건이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낮은 자세'로 수습책 마련에 전력을 다했다.
민주당은 특히 안 전 지사의 제명이라는 초강경 조치를 한 데 이어 각종 회의를 발 빠르게 열면서 성폭력 근절 대책 마련에 힘을 쏟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안 전 지사를 향한 비판 여론이 여전히 들끓는 상황에서 미온적으로 대처했다가는 자칫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안 전 지사에 더해 서울시장 경선 출마를 준비 중인 정봉주 전 의원과 안병호 전남 함평군수의 성추행 시도와 성폭력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자 곤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더욱 몸을 낮추는 분위기다.



우선 당 일각에선 4월 말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합의 등 대북특사단의 방북 성과가 기대 이상이었다는 점에서 '안희정 악재'가 다소 가라앉으면서 분위기 반전을 모색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러운 기대감도 나왔지만, 외교·안보문제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은 완전히 별개 사안이라며 몸을 낮추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일단 민주당의 '투톱'인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안 전 지사의 성폭력 의혹과 관련해 다시 한 번 사과했다.
추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구무언이다. 안 전 지사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지방선거 영향을 고려해 진실을 덮거나 외면하는 비겁하거나 정무적 판단을 일절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도 회의에서 "국민 여러분께 큰 충격을 줬다. 참으로 면목없다"며 "이번 사안을 우리 사회의 왜곡된 문화와 관행, 의식을 바꾸는 엄중한 계기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두 사람은 회의에서 대북특사단의 성과보다는 안 전 지사 관련 사건을 먼저 언급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민주당이 그만큼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당 젠더폭력대책 태스크포스(TF)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대북특사의 성과로 분위기가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으나 안 전 지사 사건으로 촉발된 문제를 덮고 갈 생각은 없다"며 "성폭력 수칙을 만드는 등 성폭력을 근절하고 성 평등 정당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일단 안 전 지사 성폭행 의혹 사태의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속전속결'식 대응에 나서고 있다.
안 전 지사 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지 하루만인 전날 윤리심판원 회의를 통해 그의 제명을 결정한 데 이어 이날은 선거기획단 회의와 윤리심판원·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 연석회의를 잇따라 열어 후속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추 대표 주재로 열리는 연석회의에서는 성 관련 범죄 처벌 전력자는 물론 연루 사실이 확인된 사람도 6·13 지방선거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는 방침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민주당이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으나 당내 지방선거 경선 주자를 상대로 한 미투 운동의 추가 폭로가 이어지면서 매우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정봉주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려 했으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예정했던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했고, 안병호 군수는 성폭행·성추행 의혹에 휘말려 논란이 되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당내 다른 인사들을 대상으로도 미투 운동의 폭로가 계속될 수 있다는 '흉흉한' 소문까지 나도는 상황이라 민주당의 '초긴장 상태'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kong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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