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오키나와(沖繩)에서 또 미군 비행체의 부품이 비행 중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고 교도통신 등이 7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키나와현 가데나(嘉手納)기지 소속 F-15 전투기가 지난달 27일 오전 무게 1.4㎏·길이 38㎝·폭 15㎝의 부품을 비행 중 떨어뜨렸다고 밝혔다.
미군 측은 비행 후 기체 점검 중 부품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수색에 나섰지만 발견하지 못했고, 사고 후 엿새가 지나서 이달 5일 일본정부에 이 사실을 알렸다.
주일미군 기지의 75%가 몰린 오키나와에서는 미군 비행체의 불시착이나 부품 낙하사고가 잇따라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월에만 우루마시의 이케지마(伊計島) 모래사장, 요미탄손(讀谷村)의 대형 리조트호텔 인근 폐기물처리장, 도나키지마(渡名喜島)의 지자체 운영 헬기장에 각각 미군 헬기가 불시착했다.
또 작년 12월에는 미군 헬기가 기노완(宜野彎)시 후텐마(普天間)기지 인근의 보육원, 후텐마시의 초등학교 상공을 각각 비행하던 중 부품을 떨어뜨리는 사고가 있었다.
오키나와는 아니지만 혼슈(本州) 북부 아오모리(靑森)현에서는 지난달 미군 F-16 전투기가 연료 탱크 2개를 분리해 호수에 투기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F-15 전투기의 부품 낙하 사고가 발생하자 일본 정부와 오키나와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나가 다케시(翁長雄志) 오키나와현 지사는 이날 현청에서 기자들에게 "사고 직후 연락이 없었다. 극히 유감이다"며 "점검, 정비와 안전관리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을 강하게 요구한다"고 비판했다.
도야마 히로시(當山宏) 가데나 초장(町長·한국의 면장)는 교도통신에 "미군에 긴장감이 없다"고 비판했고 가데나초의 한 주민은 "과중한 기지 부담을 지고 있는 오키나와에서 현민의 생활을 위협하는 문제다. 용서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일본 정부의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사고 후) 바로 통지가 없었던 것은 정말 유감이다"라며 "미군에 신속한 통지와 원인 규명, 재발방지를 강하게 요청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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