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셔틀외교'로 가나…"수시 통화하고 필요하면 만난다"

입력 2018-03-08 10:07   수정 2018-03-08 10:16

남북정상 '셔틀외교'로 가나…"수시 통화하고 필요하면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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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간 '복잡한 소통' 방식 변화 주목…"핫라인 구축 최대 성과"
임기중 두 세차례 정상회담 가능성도…남북정상 '형식'보다 '내용' 중시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박경준 기자 = "수시로 통화하고 필요하면 언제든지 만나는 관계가 될 것이다"(청와대 고위관계자)
제3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를 계기로 남북 정상의 '소통' 방식에 획기적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지금까지 친서(親書) 교환이나 특사 파견처럼 복잡하고 의례적인 형식과 절차를 거치지 않고 수시로 대화하고 만나는 관계가 될 것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기대 섞인 전망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남북 정상을 직접 연결하는 '핫라인' 구축이 큰 의미를 갖는다. 굳이 물리적으로 대면하지 않고도 '육성'을 통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채널이 마련된 것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8일 "이번 남북간 합의의 최대 성과는 바로 핫라인"이라며 "필요할 경우 정상끼리 언제든지 전화를 이용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남북 사이에 핫라인이 설치된 것은 2000년 6월 15일 제1차 정상회담에서다. 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의 저서 '피스메이커'에 따르면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뭔가 중요한 문제가 생기면 우리 두 정상이 직접 의사소통합시다"라며 "이 기회에 두 정상간 비상연락망을 마련하는 게 어떻습니까"라고 제안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그거 좋은 생각입니다. 그렇게 합시다"라고 수용했다.
그러나 이 핫라인은 정상끼리 언제든지 수화기를 들고 통화하는 방식은 아니다. 남측 국가정보원과 북측 노동당 통일전선부를 연결한 것으로, 엄밀한 의미에서 '정상간 직통전화'는 아니었다. 이 핫라인은 김대중·노무현 정부때까지 계속 유지되면서 남북관계 현안을 풀어가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지만, 정상간 소통에는 여전히 한계를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이번 기회에 각자의 집무실에 핫라인을 설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문 대통령의 '복심' 격인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대북특사단에 포함된 것은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 같은 핫라인 구축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남북 정상이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만나는 쪽으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남북간에도 정상끼리 수시로 상대국을 오가며 격식에 구애받지 않는 실무회담을 하는 취지의 '셔틀외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정상이 핫라인을 통해 소통을 늘리고 신뢰를 쌓게 되면 자연스럽게 상호 방문 형태로 대면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는 임기 중 단 한차례만 남북 정상회담을 하는 데 그쳤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는 두세 차례에 걸쳐 정상회담을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는 두 정상 모두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내용'과 '성과'를 강조하는 실무중시 성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특히 김 위원장은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달리 남측과도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고 일종의 '중재역할'까지도 기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정상회담의 '효용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미대화가 교착되거나 남북 간에 중대한 현안이 발생할 경우 두 정상이 직접 담판을 지어 돌파구를 찾는 시나리오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얘기다.
물론 현 국면에서 남북 정상 간의 '소통' 확대는 비핵화 문제에 대한 북미대화의 진전과 필연적으로 연계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받을 미국 백악관의 반응이 최대의 관전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rh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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