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여성의날에 "여성 존중" 선전하며 체제결속 독려

입력 2018-03-0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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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여성의날에 "여성 존중" 선전하며 체제결속 독려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북한 매체들은 여성들이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체제선전 및 결속 독려에 활용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 사설에서 "세상에는 수십억의 여성들이 있지만 조선(북한) 여성들처럼 대를 이어 위대한 태양의 축복 속에 값 높은 삶을 누리며 조국과 민족 앞에 지닌 사명과 본분을 훌륭히 수행해 나가는 여성들은 없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지금 이 시각도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은 우리 공화국에 대한 극악한 제재 압박 책동에 매달리면서 호시탐탐 침략의 기회만을 엿보고 있다"며 "전체 여성들은 당의 병진노선은 과학이며 승리이라는 확고한 관점을 가지고 그 관철을 위한 투쟁에 한사람 같이 떨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세계 여성의 날을 '3·8 국제부녀절'로 일컫는 북한은 매년 이날이면 북한 여성들의 지위를 과시하고 자본주의 사회의 여성인권 실태를 비난하며 체제 우월성을 주장해 왔다.
노동신문은 이날 '사회제도와 여성들의 운명'이라는 글에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없으면 무참히 짓밟히는 것이 여성들의 권리"라며 "우리나라 사회주의 제도야말로 여성들의 참다운 인권이 보장되는 여성중시, 여성 존중의 대(大)화원"이라고 주장했다.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도 북한 여성들이 "그 어떤 구속도 걱정도 없이 각급 인민주권기관의 대의원으로, 재능있는 과학자, 예술인, 체육인으로 자라나 사회발전에 참답게 이바지하고" 있다고 선전했다.
그러나 이날 노동신문 1면 사설에 "아이들을 많이 낳아 키우는 것은 여성들의 본분"이라는 표현도 등장한 데서 보듯, 북한 사회에서는 여성의 역할에 대한 전통적 고정관념이 여전히 뿌리 깊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북한에 대한 심의 결과 보고서에서 "여성과 남성의 가정과 사회 내 역할과 책임에 대한 차별적인 고정관념이 지속되는 데 우려한다"며 "어린이를 양육·교육하는 사회와 가정에서의 임무에 여성들을 가두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MeToo·나도당했다) 운동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개인의 권리 개념 자체가 사실상 자리 잡지 못한 북한 사회에서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는 지난해 11월 당시 북한 여성들이 가정 폭력과 성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며 개선을 권고하기도 했다.
kimhyo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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