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독일 검찰은 7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베트남 기업인을 납치하는 데 가담한 혐의로 베트남 남성(47)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dpa,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외국 정보기관의 활동과 납치를 도운 혐의를 받는 이 남성이 유죄가 인정되면 각각의 혐의에 대해 최고 징역 1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납치 대상은 베트남 국영 석유가스공사(페트로베트남)의 자회사인 페트로베트남건설을 운영하며 3조3천억동(약 1천663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로 베트남 당국의 수배를 받던 찐 쑤언 타인 전 회장이다.
독일 검찰에 따르면 타인 전 회장은 지난해 7월 23일 베를린의 한 공원을 걷다가 무장한 남성들에 의해 승합차로 납치된 뒤 베를린 주재 베트남 대사관으로 끌려갔다.
타인 전 회장은 이후 확인되지 않은 방법으로 베트남으로 건너갔고 올해 1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사건 당시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은 "냉전 시대 스릴러 영화를 연상시킨다"고 비난했고, 독일 연방검찰이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베트남 외교부는 타인 전 회장이 자수했다고 반박했고, 타인 전 회장도 베트남 국영방송에 출연해 자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독일 검찰은 7개월간의 수사를 거쳐 베트남 정보요원과 베를린 주재 베트남 대사관 직원, 이번에 기소된 피의자를 포함해 유럽에 거주하는 다수 베트남인이 타인 전 회장을 납치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피의자는 납치에 이용된 승합차를 체코 프라하에서 빌려 베를린까지 운전하는 등 차량 대여와 운전을 맡았다고 독일 검찰은 밝혔다.
이 남성은 지난해 8월 12일 체코에서 체포돼 독일로 송환됐다. 베트남 정부는 독일에 이 남성에 대해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었다.
독일 검찰의 수사 결과와 기소 발표에 대해 베트남 당국은 아직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데다 상당히 민감한 사안이라 외교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youngky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