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EU 28개 전체 회원국 로열티는 GDP 대비 1%
FT "EU 보고서 통해 역내 차원 세제 개혁" 압박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16년 8월 아일랜드가 1991~2007년에 애플에 과도한 세제혜택을 부여해 130억 유로의 법인세를 받지 않아 공정한 경쟁을 위배했다며 이를 다시 부과하라고 결정했다.
하지만 아일랜드가 1년이 넘도록 이 세금을 추징하지 않자 EU 집행위는 지난해 10월 회원국인 아일랜드를 유럽사법재판소(ECJ)에 제소했고, 그로부터 2개월 후 아일랜드가 애플이 올해 1분기부터 이 세금을 내기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물러섰다.
이런 가운데 EU 집행위가 다국적 기업들의 세금 회피 차단을 위한 EU 역내 차원의 대처를 밀어붙이는 노력의 하나로 내놓을 보고서에서 아일랜드·벨기에·키프로스·헝가리·룩셈부르크·몰타·네덜란드 등 7개 회원국의 세제가 다국적 기업들의 공격적인 세금 회피를 가능토록 한다는 진단을 내릴 것이라고 영국 경제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EU 집행위는 아일랜드의 로열티 규모를 부각할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신문은 EU 집행위 보고서를 인용해 2010~2015년 아일랜드의 로열티 규모가 평균적으로 GDP의 23%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EU 28개 전체 회원국 로열티 규모는 GDP 대비 1%에 그친 점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는 것이다.
특허 등 지식재산권 이용 대가로 계열사에 지급하는 로열티는 다국적 기업들이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에서 발생한 매출과 그에 따른 이익을 세율이 더 낮은 다른 국가로 우회하는 데 보편적으로 사용된 방식으로 지목된다.
계열사에 빌려준 대출에 대한 이자와 배당금 송금 방법 역시 다국적 기업들이 선호한 세금 축소 수단이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EU 조세담당 집행위원은 이런 조세 관행은 "역내 시장의 공평성과 공정성을 악화하고 EU 납세자들의 부담을 증가시킨다"고 비난했다.
모스코비치 집행위원은 "최근 이들 국가 가운데 일부가 표준에 맞추는 작업을 하고 있지만, 아직 할 일이 많다는 게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EU 집행위 보고서는 각국의 경제 자료 분석을 통해 다국적 기업들의 공격적인 세금 회피가 가능토록 하는 회원국의 조세 규정을 파악하려 했다.
다만 보고서는 회원국을 비난하는 대신 개별 회원국과 역내 차원의 세정 개혁을 착수하기 위한 동력을 얻으려는 의도로 작성됐다고 FT는 전했다.
EU 회원국들은 오랫동안 투자 유치와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다국적 기업들에 세제상 다양한 형태의 인센티브를 제공해온 게 사실이다.
한 발 더 나아가 다국적 기업들은 로열티 등을 통해 EU 회원국 사이의 커다란 법인세율 격차를 활용해 세금을 줄이는 관행을 계속해왔다.
물론 다국적 기업들은 해당 국가에서 세금 납부와 관련한 법적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다고 반박해왔다.
모스코비치 집행위원은 이달 말 이전에 다국적 기업들에 대한 과세와 관련한 새로운 EU 접근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FT는 전했다.
단기적 시정 방안과 더불어 근본적인 개혁 조치들도 담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 제안들이 시행되려면 유럽의회와 회원국들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YNAPHOTO path='PYH2017110771890034000_P2.jpg' id='PYH20171107718900340' title='EU, 주요기업·저명인사 조세회피 비판…7일 대책 논의' caption='(브뤼셀 EPA=연합뉴스) 영국령 버뮤다에서 버뮤다 기가 지난 5월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6일(현지시간)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전날 공개한 버뮤다 소재 로펌 애플비의 조세회피처 자료 '파라다이스 페이퍼스'에서 세계 주요기업과 저명인사들이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역외 조세회피처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난 데 대해 비판하고 7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재무장관회의에서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br>ymarsh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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