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피격은 러시아 소행 확실" 영국서 러시아 제재여론 비등

입력 2018-03-08 15:53   수정 2018-03-08 19:10

"스파이 피격은 러시아 소행 확실" 영국서 러시아 제재여론 비등

일부 의원 메이 총리에 즉각 단교 촉구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전직 러시아 스파이 출신 부녀가 영국 내에서 신경가스 공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가해자로 추정되는 러시아에 대한 강경제재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특히 의식불명에 빠진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율리아 부녀를 구조하기 위해 현장으로 맨 먼저 달려갔던 영국 경찰관까지 유사한 증상으로 중태에 빠지면서 영국 여론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직 러시아 연루 증거가 드러나지 않는 상황인데도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일부 의원들로부터 외교관계 단절을 포함한 강경제재를 취하도록 압박받고 있는 것으로 일간 더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영국 일부 의원들과 시중 여론은 스파이 부녀가 '신경가스를 이용한 계획된 살해 시도'의 대상이 된 점을 들어 러시아라는 국가 기관이 테러를 자행한 것으로 사실상 단정하고 있다.
근래 갈수록 고도화된 (러시아) 정보기관의 살해 기법으로 미뤄 국가 기관의 연루 증거를 발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현실론이 이번 사건의 러시아 국가 소행을 기정사실로 하고 있다.
또 정치권과 여론은 메이 총리의 전력을 들어 그의 책임론까지 거론하고 있다. 지난 2006년 발생한 망명 러시아 스파이 알렉산더 리트비넨코 살해 사건의 배후가 러시아로 드러났음에도 당시 메이 내무장관이 러시아 외교적 고립을 우려해 추가 조사를 거부했음을 지적하면서 영국 정부의 이러한 태도 때문에 러시아가 마음 놓고 영국 땅에서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이 총리와 같은 집권 보수당의 닉 볼스 의원은 "영국 영토 내의 주민을 살해하려 하고 영국 시민을 위험에 빠트리려는 나라와 어떻게 외교관계를 유지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러시아와 외교관계를 즉각 단절할 것을 촉구했다.
볼스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이제는 강경한 말을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또 대러시아 강경론자인 노동당의 크리스 브라이언트 의원은 특히 영국 경찰관이 독살행위의 피해자가 된 것은 정치적으로 중대한 차이가 있다면서 당연히 러시아 대사 소환을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브라이언트 의원은 "(러시아 연루에 대한)시기상조일 수 있었던 문제들이 더이상 시기상조가 아니다"면서 "신경가스가 어떻게 영국에 들어왔는가, 외교행낭을 통해서인가, 그리고 아직도 남아 있지 않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앰버 루드 내무장관은 이날 중 수사상황에 대한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나 아직 단정적인 증거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의원들에 냉정함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사회관계망(SNS) 등을 통한 영국인들의 여론도 비등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아무리 수사해야 러시아 국가에 의한 살인 증거가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수사결과를 기다릴 것도 없이 즉각 제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인에 대한 비자발급 중단과 영국에 체류 중인 모든 러시아 유학생 추방, 모스크바 주재 영국 대사관 폐쇄, 러시아 항공사 취항 금지 등 다양한 제재가 거론됐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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