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과업계, 가격정찰제 도입 나서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아이스크림 시장이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지난해에도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2조원을 넘었던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은 어린이 인구 감소와 디저트시장 성장 등과 맞물려 1조원대 중반으로 규모가 줄어들었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소매점 매출 기준으로 지난해 빙과시장 규모는 1조6천837억원 규모였다.
이는 2016년 1조9천618억원보다 약 2천800억원(14.2%) 감소한 수치이다.
빙과시장 규모는 2013년 1조9천371억원에서 2014년 1조7천698억원으로 감소했으나 2015년 2조184억원으로 회복했다.
이후 2016년 2조원 아래로 떨어졌고 지난해 1조6천억원대로 매출이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모든 유통채널에서 아이스크림 매출이 줄었다.
편의점 아이스크림 매출은 2013년 2천995억원에서 2016년 5천185억원까지 급증했다가 지난해 4천949억원 규모로 주춤했다.
체인슈퍼 매출은 2013년 1천274억원에서 2015년 2천546억원 규모로 늘었다. 이후 2년 연속 감소해 지난해 2천199억원 규모로 떨어졌다.
독립슈퍼는 2013년 1조4천468억원 규모였으나 지난해 매출은 2천816억원에 불과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아이스크림 시장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며 "신제품을 계속 내놓고 있지만 매출이 줄고 수익성도 떨어져 적자가 난다"고 말했다.
위기의 빙과업계는 가격정찰제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과거에도 가격정찰제가 시도된 적은 있으나 소매점 등의 반발에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빙그레는 올해부터 투게더와 엑설런트 등의 제품에 권장소비자 가격을 표시하고 점차 가격정찰제 제품을 확대하기로 했다.
롯데제과는 이달부터 셀렉션, 티코 등의 제품 상자에 권장소비자가격을 표기하고 있다.
롯데푸드도 이달부터 구구 제품에 권장소비자가격을 표기해 공급하고 있다.
해태제과는 베스트원, 체리마루, 호두마루 등 패밀리 아이스크림 제품 가격을 표기하고 있다.
제조업체가 제품에 가격을 표기해도 최종 판매 가격은 소매점이 결정한다.
그러나 업계는 가격정찰제를 통해 모든 유통매장에 대한 공급가격을 일원화하고 일종의 기준가격을 제시함으로써 왜곡된 가격 구조가 바로잡히기를 바라고 있다.
'반값 아이스크림'을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소매점들은 큰 폭의 할인판매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70∼80% 할인을 내세운 아이스크림 전문 할인점도 생겨났다.
치열한 경쟁 속에 공급가격이 내려가 제조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저가에 납품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정찰제 추진이 처음은 아니지만 최근 아이스크림 시장이 워낙 좋지 않고 수익이 악화하다 보니 다시 이러한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며 "가격정찰제 확대로 시장이 정상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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