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이례적 긍정 평가…"그의 대담한 도박이 가장 성가신 문제 해결"
WSJ "문재인 대통령의 가장 큰 성과", CNN "북한 동기에 의문" 신중론도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첫 북미 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성사된 데 대해 8일(현지시간) 미국 언론 등 주요 외신은 북미 관계에서 예상치 못한 돌파구가 열렸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외신들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 특사단이 백악관에서 한 브리핑 내용을 일제히 긴급뉴스로 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각자의 방식으로 북핵 문제 해결에서 놀랄 만한 성과를 올렸다고 평가했다.
CNN 방송은 "역사적 순간을 지켜보라"며 정 실장이 백악관 브리핑을 하기 전부터 현장을 생중계했다.
CNN은 "역사적이고 전례 없는 만남의 장이 만들어졌다"며 "이 놀라운 발표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을 초청한 것에서 시작한 외교 바람의 정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CNN은 "트럼프와 김정은의 대화가 미국에는 북한 핵 야망의 진전을 막을 최고의 기회일 수 있지만, 북한의 동기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북미정상의 만남이 성사되면 "북한 지도자와 미국 현직 대통령의 첫 만남이 될 것"이라며 "양국은 1950년대 한국전쟁 이래 공식적으로는 전시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김일성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일을 각각 만났으나 두 전직 대통령은 모두 퇴임 후 평양을 방문했다.
비핵화와 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이 미국에 대화를 제안한 것이 "1년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을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한 후 나온 잠재적인 외교적 돌파구"라고 AP는 전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미국 현직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를 만난 적이 없는 점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로 위협하고 '리틀 로켓맨'이라고 조롱한 김정은과 만나는 것은 깜짝 놀랄 만한 도박"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이 미국 전역에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후 나온 이 '모라토리엄'(잠정중단)은 미국과 전 세계의 환영을 받을 것"이라며 "트럼프와 김정은의 어떤 만남도 역사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이 "남북한과 한국의 동맹국들이 관련된 60년이 넘는 대립의 잠재적인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WSJ는 "문재인 대통령이 주장한 '한반도 운전자론'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고조돼 온 북미 긴장의 사이클에서 한국이 제외된 것처럼 보인 가운데 이번 발표가 나왔다"며 "문 대통령의 지난 10개월 임기 중 가장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특히 그동안 미국 내 여러 현안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체로 부정적 평가로 일관했던 미 언론들이 이번 북미 정상회담 합의 소식에서만큼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을 인정하는 기사들을 실어 눈길을 끌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호전성이 외교 성과를 이뤄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내보인 초강경 입장이 많은 이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명백한 승리를 일궈냈다"고 평했다.
WP는 "낙관주의자들은 중대한 돌파구라고 선언하고, 비관주의자들조차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 노선이 세계에서 가장 성가시고 위협적인 문제를 긍정적 방향으로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도 '트럼프와 김정은의 만남은 다른 누구도 하지 못하는 것을 하겠다는 또다른 서약'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다른 어떤 현직 대통령들도 하지 않았던 것을 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국제 문제에 대한 그의 대담함과 자신감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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