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길환영·배현진 영입에 '맞춤형 카드' 만지작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9일 6·1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의 필승 전략 마련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선거가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자유한국당이 재보선을 염두에 둔 인재 영입에 발 빠르게 나서자, 민주당도 대응 전략 마련을 서둘러야 하는 숙제가 던져졌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일단 재보선에 내세울 후보를 뽑는 데 있어 경선을 기본으로 한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다만 야당이 내세울 후보와 전략에 따른 '맞춤형 대응'으로 상황에 따라 전략공천 카드도 꺼내 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의 재보선 후보를 내세우는 데 있어 경쟁력 있는 후보들의 경선을 원칙으로 하고, 전략공천도 같이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이 이번 재보선을 위해 길환영 전 KBS 사장과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를 영입한 만큼 여기에 맞대응할 수 있는 카드, 즉 '필승 카드'를 내놓아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길 전 사장은 충남 천안 출신이라는 점에서 충남 천안갑 재선거에, 배 전 아나운서는 서울 송파구을 재선거에 각각 전략공천을 하려고 한국당이 영입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의 다른 관계자는 "현재 판세로 볼 때 한국당이 지방선거와 재보선에서 불리하다고 보고 서둘러 인사 영입에 나서고 있는데, 우리도 해당 지역에 전략공천을 할 것인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보선 판이 최대 10곳까지 가능한 '미니 총선급'으로 커진 상황에서 20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에 직접 영향을 미칠 원내 1당 사수를 위해 재보선 승리가 민주당 입장에선 절실하다.
현재까지 확정된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만 해도 7곳이며, 여기에 일부 국회의원에 대한 법원 판결 등에 따라 재보선 지역이 10곳을 훌쩍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전략공천에 따른 예비후보들의 반발 등 잡음이 클 수 있으므로 전략공천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야당에서 전략공천 움직임이 있다고 우리도 섣부르게 전략공천 등을 대응 전략을 내놓으면 분란만 생길 수 있다"며 "전체적인 그림을 보고 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 송파을 재선거에 나설 민주당 후보로는 송기호 지역위원장과 최재성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의 언론 장악을 부각하려고 방송계 인사들을 이번 재보선에 적극 활용하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고 한국당이 길 전 사장과 배 전 아나운서를 전략공천하면 이들의 부적격성을 알려 나가는 방식으로 역공을 가할 태세다.
김현 대변인은 통화에서 "길 전 사장은 세월호 사태와 관련해 유가족을 헐뜯어 논란이 된 사람이며, 배 전 아나운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언론 정상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반대편에 선 핵심 인물"이라며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는 시대정신에 철저히 반하는 인물들"이라고 비판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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