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재고 촉구 공개서한…"빈곤·소외계층에 심대한 영향"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진보성향 인사들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과 캐나다의 제재를 비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적인 석학인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놈 촘스키 교수와 미국의 할리우드 배우 대니 글로버가 이날 미국과 캐나다의 베네수엘라 제재를 비판한 공개서한에 서명했다.
양국 정부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압박하기 위해 취해진 최근의 제재를 재고해달라고 촉구하는 공개서한에는 두 사람을 포함해 154명의 진보성향 지식인과 활동가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공개서한에서 미국과 캐나다의 베네수엘라 좌파 정부에 대한 제재는 빈곤층에 타격을 가하고 정치적 화해를 가로막는다고 비판했다.
공개서한은 "미국과 캐나다의 불법적인 제재에 우리는 깊게 우려하고 있다"며 "제재는 빈곤층과 사회의 소외계층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고 정치·경제적 변화를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국의 제재는 로마 교황청, 도미니카 공화국 등 국제사회가 베네수엘라의 좌우 정치세력의 대립을 해소하기 위한 펼치는 중재 노력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미국이 멕시코, 온두라스, 콜롬비아,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달리 베네수엘라의 정권 변화를 겨냥하고 있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면서 "이는 베네수엘라 정권이 미국의 패권주의와 중남미에 신자유주의 모델을 도입하려는 시도에 저항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캐나다는 최근 마두로 대통령을 비롯해 베네수엘라 정부의 고위 인사들의 자국 내 재산을 동결하고 거래를 금지했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 8월 자국 금융기관이나 개인이 베네수엘라와 새로 금융거래하는 것을 제한하는 경제제재를 가했다.
미국은 5월에 치러질 베네수엘라 대선을 앞두고 베네수엘라의 주 외화 수입원인 석유 수출을 제한하는 제재를 검토하며 압박 강도를 높일 태세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자국의 좌파 정권을 무너뜨리면 미국이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의 석유 이권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고, 미국이 자신의 앞마당인 중남미에서 좌파세력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게 미국의 '복심'이라고 주장해왔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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