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노리는 건 '트럼프와 동급' 인정"…수싸움 승자는?

입력 2018-03-10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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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노리는 건 '트럼프와 동급' 인정"…수싸움 승자는?
WP "정권 적법성 확보 희망"…"트럼프-김정은, 서로 '한 수 위'라고 생각"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노리는 것 중 하나는 전 세계에서 가장 힘 있는 지도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동급'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김정은은 세계 초강대국과 동등한 반열에서 대우받길 원한다. 이는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생전에 희망했던 것이기도 하다"며 "자유 진영의 제일 강력한 지도자와 함께 사진을 찍는 기회를 얻는 것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북한의 선전선동 매체들은 두 사람의 만남 소식으로 1면을 장식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두 지도자'로 묘사, 김 위원장의 대외적 위상을 높이는데 열을 올릴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와 같은 북미정상회담 데뷔전을 통해 김 위원장은 북한이 정상국가로 보일 수 있도록 정권의 '적법성'을 확보하길 바라고 있다고 WP는 분석했다.
변덕스럽고도 예측불허의 스타일인 두 사람의 담판 과정에서 치열하게 전개될 '수 싸움'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도 관심을 끈다고 WP는 전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퍼시픽포럼 소장인 북한 전문가 랠프 코사는 WP에 "두 사람의 공통점은 서로가 상대방보다 한 수 위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라며 "누구 얘기가 맞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WP는 일단 수싸움의 출발선 상에서는 북한이 미국보다 몇 가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 첫 번째 요인으로 베일에 가려져 다루기 어려운 김 위원장보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정보가 외부에 많이 공개된 만큼, 미국이 김 위원장에 대해 아는 것보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더 많은 걸 알고 있을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일례로 김 위원장과 친분이 있는 전직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이 지난해 6월 방북 당시 북한의 고위 당국자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저서 '협상의 기술'을 선물했는데, 김 위원장이 이 책을 읽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을 연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WP는 둘째로는 북한에는 리용호 외무상, 최근 승진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 미국과의 협상 경험이 풍부한 대미통이 포진해 있지만 미국은 현직 대북라인이 공백을 맞고 있는 점을 꼽았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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