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사실상 이혼을 금지하는 필리핀에서 국민 53%가 이혼을 합법화하는 데 찬성한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구의 80% 이상이 가톨릭 신자인 필리핀에서는 현재 부부가 갈라설 길은 법적인 별거와 혼인무효다.
그러나 별거는 부부관계를 완전히 청산하지 못하고, 혼인을 무효로 하는 소송에는 많은 돈과 긴 시간이 필요하다.
10일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과 신화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여론조사기관 SWS가 지난해 3월과 12월 만18세 이상 성인남녀 1천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3%가 이혼 합법화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면 32%는 이혼 합법화에 반대한다고 밝혔고, 15%는 입장을 유보했다.
이는 SWS의 2005년 설문 조사 결과와 상반된다. 당시에는 전체의 43%가 이혼 합법화에 찬성한 반면 45%가 반대한다는 의견을 냈었다.
이 같은 사회상을 반영하듯 필리핀 하원 인구·가족관계 위원회는 지난달 이혼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의결하고 본회의에 넘겼다.
전 세계에서 바티칸을 제외하고 필리핀이 유일하게 이혼을 합법화하지 않은 국가로 알려졌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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