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번째 '규슈올레' 사이키·오뉴지마 코스 개장

입력 2018-03-10 17:59   수정 2018-03-11 07:35

스무번째 '규슈올레' 사이키·오뉴지마 코스 개장
옛 어린이 통학로 재구성한 숲길과 360도 전망대 매력 만점

(사이키<오이타현>=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스무번째 '규슈올레' 사이키(佐伯)·오뉴지마(大入島) 코스가 10일 오전 한국과 일본 올레꾼과 마을 주민, 관광업계 관계자 등 6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성대하게 개장했다.



20번째 규슈올레 무대가 된 오뉴지마는 오이타현 남부 중심도시 사이키시에서 북북동쪽으로 700여m 떨어진 사이키만에 있고 면적은 5.6㎢, 둘레 22㎞인 표주박처럼 생긴 작은 섬이다.
최고지점은 해발 194m의 도미(遠見)산이다. 오뉴지마 주민은 주로 연안 어업과 굴, 진주 등 양식, 귤 농사 등 농업에 종사한다.



오뉴지마 캥거루 광장에서 열린 개장식에서 타나카 토시아키 사이키시장은 "과거 5천여명에 달했던 오뉴지마 인구는 현재 700명 미만으로 크게 줄어 침울한 상황이지만 앞으로 올레꾼들이 찾아와 준다면 섬이 다시 활기를 찾게 될 것"이라며 "오뉴지마 코스는 총연장 10.5㎞ 코스로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주민 일상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코스 개장을 너무나 열심히 준비해 준 주민들 마음이 하늘에 닿아 날씨도 너무나 좋다"며 "50년 전 오뉴지마 어린이들이 통학로로 쓰다 사라졌던 숲길을 복원해 구성한 오뉴지마 코스에서 동심으로 돌아가 숲길을 걸으며 아름다운 마을과 자연을 즐겨보자"고 했다.
개장식이 끝나자 700여명의 올레꾼은 캥거루 광장을 나서 섬 서쪽 해안을 따라가며 시작하는 루트A를 걷기 시작했다.



해안선을 따라 북쪽으로 1.5㎞를 가자 후나카쿠시라고 하는 작은 만이 나왔다. 후나카쿠시에는 폭 1m 제방이 있는데 올레꾼들은 줄지어 제방 위를 지나며 바다 위를 걷는 듯한 환상적인 체험을 했다.
감귤이 주렁주렁 열린 나무와 샛노랗게 핀 유채꽃, 길 위에 떨어진 붉은 동백꽃 송이를 보며 제주도를 떠올린 올레꾼도 많았다.
출발지에서 3.5㎞ 지점에 있는 가모샤 신사 안에는 커다란 은행나무가 자리해 올레꾼 시선을 끌었다.



마을 주민들은 루트 중간중간에 테이블을 마련해 놓고 올레꾼들에게 단팥죽과 감귤, 과자, 음료 등을 성심성의껏 대접했다.
아기자기한 마을을 통과해 하늘 전망대까지 오르는 길은 생각보다 힘이 들었다. 아름드리 삼나무와 대나무 군락이 번갈아 나오는 숲길을 지나며 땀을 흘리다 보니 어느덧 덴코산 하늘전망대가 나왔다. 쾌청한 날씨 덕에 눈 앞에 펼쳐진 바다 너머로 시코쿠 지방이 보였고, 여기저기서 절경에 대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덴코산을 내려와 시라하마 해안과 작은 터널까지 지난 올레꾼들은 마을 주민들이 정성스레 준비한 식사를 즐겼다. 메뉴는 생선으로 만든 완자, 호박, 무, 배추 등을 넣어 담백하게 끓인 국과 주먹밥을 준비했다.
오뉴지마 사람들은 예전부터 귀한 손님이 오면 직접 잡은 생선으로 완자를 빚어 만든 국을 대접해왔다고 한다.
소박하지만 정성이 가득 담긴 식사를 마친 올레꾼들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루트A의 나머지인 도오미산 방향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도오미산 정상까지는 약 2㎞, 오전에 걸었던 산길보다 조금 더 가팔랐다. 옛길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통나무 다리도 새로 놓였고, 급경사를 고려해 계단도 일부 설치됐다.



삼나무와 대나무 군락이 여행자에게 선사하는 편안함은 상상 이상이었다. 도오미산 정상 전망대에서는 사이키시와 사이키만 전체를 막힘없이 볼 수 있었다. 코스 조성 때 새로 설치한 그네와 나무 의자도 운치를 더했다. 정상 전망대에서 15분 정도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내려오니 다시 해안가의 이시마항으로 이어졌다.



서남쪽 해안도로 위주로 구성된 루트B는 경사가 심한 루트A에 비해 노약자와 어린이를 동반한 올레꾼이 많이 찾았다.
오뉴지마 주민들은 페리가 정박하는 이시마항에서 승선하는 올레꾼들을 배웅했다.
제주 올레는 2012년 2월 규슈올레와 협약을 맺었다. 규슈올레는 이후 매년 2∼4개 올레 코스를 개장해왔고, 사이키·오뉴지마 코스 개장으로 모두 20개 코스를 운영하게 됐다.
ji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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