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3연임' 앞두고 금융당국-하나금융 또 진흙탕 공방

입력 2018-03-11 06:21  

'김정태 3연임' 앞두고 금융당국-하나금융 또 진흙탕 공방
지배구조·채용비리에 이어 이번에는 금감원장 채용 관여 의혹
바람 잘 날 없는 하나금융…사내외이사 교체 놓고도 당국과 잡음 나와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김경윤 기자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확정 짓는 주주총회를 10여일 남겨 놓고 금융당국과 하나금융의 관계가 또다시 진흙탕 공방 양상을 보이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하나금융 사장 시절 지인 자녀의 하나은행 채용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터진 것을 두고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금융당국과 하나금융 간의 악연이 반복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국과 하나금융 간 갈등의 서막은 지난해 11월 당국이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CEO) 선임과정이 '셀프연임'이라고 비판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나금융의 차기 회장 선출을 앞둔 시점에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 원장이 번갈아가며 지주사 CEO 연임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구성에 대해 날 선 비판을 내놓으면서 당국의 칼끝이 김정태 회장을 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뒤이어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하나금융에 경영유의 조치를 내려 회추위에 현직 회장이 참여하는 것이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하나금융 이사회는 회추위에서 김 회장을 제외하겠다면서도 "하나금융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곳이 아니다"며 거센 불만을 쏟아냈다.
양측의 정면대결 양상은 하나금융 차기 회장 선임과정에서 정점을 찍었다.
금감원이 올해 1월 하나금융 회추위에 차기 회장 후보 선임 일정을 연기해달라고 구두와 서면으로 요청했지만, 회추위는 이를 무시하고 일정을 그대로 강행했다.
회추위는 지난달 김 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후보로 결정했다.
이를 놓고 최 원장이 기자 간담회에서 하나금융 회추위에 대해 "그 사람들이 (당국의) 권위를 인정 안 하는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체면을 구긴 당국은 하나은행의 채용비리 건으로 다시 포문을 열었다.
금감원이 2개월에 걸쳐 검사를 벌인 끝에 하나은행에서 총 13건의 채용비리 의혹과 특별관리 지원자를 분류한 VIP 리스트 등을 확인해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하나은행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명문대 출신 지원자에게 임의로 점수를 올려줬다는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포화를 맞았다.
현재 검찰은 두 차례에 걸쳐 행장실과 인사부를 압수수색을 하고 서버 기록을 살펴보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하나금융 사내외이사 교체를 놓고 당국과 하나금융이 다시 삐거덕대는 모습을 보였다.
이달 초 하나금융 사외이사 가운데 윤종남, 송기진, 김인배, 양원근 이사가 교체되는 과정에서 개인 의사보다는 당국의 압력으로 사외이사 물갈이가 진행됐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 김병호 부회장과 함영주 행장을 사내이사에서 제외하고 김 회장만 유일한 사내이사로 남기는 과정에서 하나금융이 당국의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혀 당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지난해 당국은 경영 유의 조치를 통해 각각 경영관리부문장과 경영지원부문장을 맡은 김 부회장과 함 행장의 리스크관리위원회 참여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리스크관리위에서 이들을 제외한 하나금융은 김 부회장과 함 행장이 이사회에서 더는 역할이 없다며 아예 사내이사에서도 제외했다.
당국이 사내이사 제외를 요구한 적이 없지만, 하나금융은 경영유의 조치를 반영한 결과라고 이유를 든 셈이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만 유일한 사내이사로 남았다. 유고 시에 대체할 사내이사를 남겨 놓지 않은 것은 김 회장이 앞으로도 건재할 것이라는 자신감으로도 해석된다.
이번 최 원장의 하나은행 채용 관여 논란은 지금까지 이어져 온 당국과 하나금융 간 진흙탕 싸움의 연장선에 있다.
수년 전 최 원장의 채용 관여 의혹은 하나금융이나 하나은행 내부자가 아니면 알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하나금융에서 흘러나온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금감원은 아예 최 원장의 지인 자녀가 합격할 당시에 점수 조작이 있었는지를 하나은행이 입증하라고 요구했다. 하나은행이 배후에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 정면 돌파에 나선 것이다.
이에 하나은행은 23일 김 회장의 연임안을 의결하는 주총을 앞두고 스스로 논란을 만들 이유가 없다며 배후 의혹을 부인했다.
이와 별도로 하나은행은 2013년도 입사자료 확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채용비리 검사와 압수 수색 등으로 채용 관련 자료가 조회할 수 없게 봉인됐다"며 "서버 접촉했을 때 증거인멸 문제가 없는지 따져 팩트 확인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heev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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