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북미정상회담 개최지 가능한 곳 점쳐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로널드 레이건과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만났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윈스턴 처칠과 이오시프 스탈린은 크림반도 얄타에 모였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와 니키타 흐루시초프는 항상 파리를 원했다.
그렇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선택은 어디일까.
AP통신이 9일(현지시간)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의 가능성 있는 개최지를 점쳐 관심을 끈다.
미국과 영국, 옛 소련의 지도자들이 과거 2차대전 당시부터 냉전시대까지 세기의 담판을 벌였던 장소를 꼽아봄으로써 파격적으로 가시권에 들어온 북미 정상 첫 만남의 의미를 가득 부여했다.
AP는 비무장지대(DMZ)가 하나의 가능성이 될 수 있고, 회담이 성사되면 돕겠다고 약속한 스웨덴, 그리고 영세중립국인 스위스 제네바도 거론했다.
중국 베이징도 배제할 수 없으며, 국제 공역상의 선박에서 이뤄질 가능성까지 있다고 전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리사 콜린스 연구원은 AP에 "미국과 북한 사이에는 70년 간의 역사적 앙금이 있다. 무엇보다 안전한 장소, 그리고 두 나라의 차이를 너무 과도하게 표출하지 않는 장소가 최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P는 우선 DMZ를 거론했다. DMZ는 4월 남북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한 판문점 한국 측 지역 평화의 집을 포함한 개념이다.
이론적으로 판문점은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에서 벗어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지역이며, 1953년 정전협정이 체결된 상징성도 있다고 AP는 분석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때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가보고 싶다고 한 곳도 DMZ라고 AP는 소개했다.
스웨덴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가까운 미래에 방문할 것이라는 현지 신문 보도가 나오면서 회담 개최 장소로 급부상한 나라다.
스테핀 뢰벤 스웨덴 총리는 "스웨덴 정부는 어떤 식으로든 미국과 북한 간 대화를 도울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덴은 1970년대 초부터 평양에 대사관을 개설해 북한을 방문하는 미국인을 위한 영사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스웨덴은 판문점 중립국 감시위원회의 일원이기도 하다.
제네바는 김 위원장이 스위스에서 유학했다는 점과 중립국으로서의 강점을 들 수 있다고 AP는 내다봤다. 김 위원장은 스위스에서 간혹 휴가를 즐겼다는 보도도 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의 휴가지인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초대한 곳이지만, 이번에는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AP는 전망했다.
이 통신은 아울러 베이징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고, 과거 조지 H.W.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옛 소련 서기장이 말타 인근 해상의 선박에서 만난 사실을 예로 들며 공해상 선박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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