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체코전 결승골' 정승환 "13년 전 아버지와 약속 지키겠다"

입력 2018-03-11 18:47  

[패럴림픽] '체코전 결승골' 정승환 "13년 전 아버지와 약속 지키겠다"
"미국도 꺾고 조 1위로 결승에 올라가고 싶다"



(강릉=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3피리어드 막판 동점골을 내준 어려운 상황에서 연장전 결승골을 넣어 기쁘다. 선수들이 서로 믿고 경기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미국도 꺾고 조 1위로 결승에 올라가고 싶다."
'빙판 위 메시'로 불리는 정승환(31·강원도청)은 11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장애인 아이스하키 B조 예선 2차전에서 연장 접전을 벌인 체코를 3-2로 물리치는 결승골을 터뜨린 것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정승환은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이 경기에서 지면 탈락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다짐했다"면서 "중요한 경기라서 부담이 많았는데, 좋은 결과를 내서 마음이 가볍다"고 말했다.
정승환은 1-1로 맞선 3피리어드 종료 2분 7초 전 2-1을 만드는 골에 이어 2-2로 시작한 연장전에선 13초 만에 벼락골로 골든골을 장식하며 3-2 승리에 앞장섰다.
전날 일본과의 개막전 4-1 승리를 확정하는 쐐기골을 터뜨린 데 이어 이날 2골까지 두 경기에서 한국이 넣은 7골 중 3골을 혼자 책임졌다.
특히 연장전 결승골은 정승환이 세계 최강 공격수임을 여실히 입증한 골이었다.



정승환은 연장전이 시작되자마자 속공으로 상대 오른쪽 문전까지 파고든 뒤 장동신이 퍽을 내주자 강한 샷을 날려 서든데스 승리를 확정하는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그는 "체코 골리의 몸집이 커서 빈틈을 찾아보기 어려운 데다 바닥을 내주지 않는 스타일이라 타이밍을 뺏는 방법으로 공략하려고 한 게 잘 들어맞았다"며 결승골 비결을 소개했다.
그는 하루를 쉬고 13일 맞붙는 세계 최강 미국과의 B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2014년 소치 대회 챔피언인 미국은 세계랭킹 2위로 넘기가 쉽지 않은 상대다.
하지만 정승환은 "미국을 꺾고 조 1위로 결승에 나가고 싶다"면서 "13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소치 대회에서 메달을 따겠다는 약속을 했었는데, 그걸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평창에서 반드시 이뤄내 영전에 바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몸무게가 4㎏이 빠진 사연도 살짝 공개했다.
그는 "평창에 오기 전에 2㎏이 빠졌고, 평창에 와서 또 2㎏이 빠졌다"면서 "훈련량이 엄청난 데다 공격수로서 몸이 무겁지 않게 하려고 특별히 식단을 조절한 것도 살이 빠진 이유"라고 설명했다.
chil881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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