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친이란 시아파민병대, 정규군으로 공식 편입

입력 2018-03-11 17:54  

이라크 친이란 시아파민병대, 정규군으로 공식 편입
IS 격퇴전 주축…강한 반미성향으로 향후 갈등 예고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10일(현지시간) 바그다드에서 열린 방위산업 전시회에서 이란이 지원하는 자국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를 정규군과 동등하게 대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년여간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서 이라크 정규군 이상의 전공을 올린 이 준군사조직을 사실상 정규군으로 편입한 것이다.
알아바디 총리는 총리령을 통해 시아파 민병대원의 계급을 그대로 인정하고 이에 따라 정규군이 받는 급여도 똑같이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이라크 시아파민병대는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가 직접 지원하고 작전도 지시하는 준군사조직인 만큼 이라크에 대한 이란의 영향력이 '공인'된 셈이다.
이 준군사조직은 유력한 시아파 종교지도자의 비정규 사병(私兵) 조직에서 유래한 탓에 '민병대'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종교적으로 결속한 조직력과 다년간의 전투 경험으로 작전 수행능력이 뛰어나 IS 격퇴전에 중요한 축을 담당했다.
티크리트, 라마디, 모술 등 이라크 내 IS 근거지를 탈환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이라크 정부는 2015년 5월 안바르주 라마디에서 IS에 정규군이 참패하자 시아파민병대에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여러 조직으로 흩어졌던 시아파민병대는 2014년 초 IS의 세력이 이라크에 급속히 확산하자 그해 6월 이라크 시아파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의 명령에 따라 '민중동원군'(영어 약자 PMF)이라는 이름으로 주요 조직들이 일원화됐다.
바드르여단, 카타에브 헤즈볼라, 아사이브 아흘 알하크 등이 3대 민병대로 꼽히며 전체 규모는 6만 명에서 최대 1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2014년 6월 각 시아파민병대의 지도자가 조직한 민중동원위원회라는 기구는 이듬해 4월 총리 직속 기구로 편제됐다. 이라크 의회는 2016년 시아파민병대를 정부 산하 조직으로 편입해 군 통수권자인 총리에게 직보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들은 전투 현장에선 이라크 정규군과 공동 작전을 펴지만 직접 통제받지는 않는다.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부대 쿠드스군,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서 온 군사고문 성격의 지휘관 명령에 따라 작전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자연스럽게 시아파민병대는 정치적으로 강한 반미성향이다.
사담 후세인 수니파 정권이 시아파를 탄압하면서 이에 대적하려고 조직된 곳도 있지만, 상당수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뒤 강경 시아파 세력이 '반미 투쟁'을 전개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향후 미국 정부와 마찰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미 시아파민병대는 IS 격퇴전이 마무리된 만큼 미군이 완전히 철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아파 면병대는 전장에서 이라크 국기보다 시아파 무슬림이 숭모하는 이맘 후세인의 깃발을 앞세웠다.
시아파 이슬람 사상으로 강하게 결속된 무장조직인 탓에 종파적으로 배타적이다. 이 때문에 수니파 테러조직 IS를 격퇴하면서 점령지의 수니파 주민을 학대, 살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알아바디 총리는 이번 총리령을 발표하면서 "정부의 군조직 이외에 무기를 휴대하지 못하도록 하려고 한다"면서 시아파민병대를 정부가 통제할 뜻을 강조했으나 실효는 불투명하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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