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서 대표에 르펜 재선출…당 쇄신 모색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ront National)이 마린 르펜(49)을 당 대표로 재선출하고, 당명을 '국민연합'으로 바꾸기로 했다.
작년 프랑스 대선과 총선의 잇따른 참패 이후 당 쇄신을 내걸고 재기를 노려온 르펜이 차기 대선에 나서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국민전선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의 공업도시 릴에서 이틀간의 전당대회를 종료하면서 차기 당 대표로 입후보한 유일 후보인 마린 르펜 현 대표를 재선출했다.
르펜은 대표 수락연설에서 국민전선의 새 당명으로 '국민연합'(Rassemblement National)을 제시했다.
그는 "국민전선이라는 이름은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하는 영광의 역사와 함께했지만, 많은 프랑스인에게 심리적 거부감을 불러일으킨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르펜은 "(국민전선이라는 이름은) 유권자들이 우리에게 표를 주거나 합류하는데 장벽으로 작용했다"면서 "특히 이름에 포함된 '전선'은 '반대'의 뜻이 강했다"고 말했다.
이어 "새 이름 중의 '연합'은 통합의 의지를 뜻한다"면서 "국민 대다수가 에너지의 결집을 희망하는 이때, 이 이름은 조국을 가슴에 품은 사람들에게 우리에게 합류하라는 외침"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연합으로의 변경은 전 당원의 찬반 우편투표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국민전선은 또한 이날 르펜의 아버지이자 국민전선을 창당한 '원조 극우' 장마리 르펜의 명예총재직을 표결 끝에 박탈했다.
르펜은 아버지이자 정치선배인 장마리 르펜의 반복되는 유대인 혐오 발언 등으로 갈등을 빚어오다 2015년 그를 당에서 쫓아내고 명예총재 지위만 유지하도록 해왔다.
이날 당 대표로 재선출된 르펜은 2011년 아버지의 뒤를 이어 당권을 잡은 뒤 지난해 4월 프랑스 대선 1차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는 대이변을 연출한 바 있다.
그러나 대선 결선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현 대통령에게 큰 표차로 패했고, 이어 그가 이끈 국민전선은 대선 한 달 뒤 이어진 총선에서도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며 참패했다.
이후 르펜은 차기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재창당 수준의 당 쇄신을 모색해왔다.
그는 특히 극우 이미지가 강한 국민전선의 이미지 쇄신과 반(反)체제 소수정당에 머물러온 당을 대중정당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아버지의 명예총재직을 박탈한 것도 이의 연장 선상이다.
국민전선은 당명 개칭 외에도 기존의 유럽연합(EU) 탈퇴 당론의 수정 등 대대적인 혁신을 모색 중이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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