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은 다섯 명 성(姓)이 모두 다른 '컬링 오벤저스'
한 달 전 은메달 딴 여자 컬링 떠올려 '영미' 구호 나오기도
(강릉=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영미! 영미∼"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휠체어컬링 한국과 슬로바키아 경기가 열린 11일 오후 강릉컬링센터.
한 달 전 평창 동계올림픽에 최고의 인기를 끌었던 여자컬링 대표팀 '팀 킴'이 있었다면, 패럴림픽에는 휠체어컬링 대표팀 '오벤저스'가 있다.
5명의 구성원이 모두 김 씨였던 '팀 킴'과 달리 스킵 서순석(47), 리드 박민자(56), 세컨드 차재관(46), 서드 이동하(45)·정승원(60) 등 5명의 성이 전부 달라 오성(五姓)에 어벤저스를 합쳐 '오벤저스'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됐다.
이들 '오벤저스' 경기의 관중석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응원 구호는 '대한민국'과 '파이팅'이다.
이어서 자주 들리는 외침은 다소 엉뚱하게도 '영미'다.
평창올림픽에서 국민적 화제였던 '영미'는 여자컬링 대표팀 선수 김영미(27)의 이름이다.
김영미는 대표팀에서 스톤을 가장 먼저 던지는 리드 역할을 맡았다. 스톤을 던지고 나면 다른 선수들이 스톤을 던질 때 얼음 바닥을 닦는 스위핑을 해야 해서 김은정 스킵의 지시를 많이 받았다.
김은정이 김영미에게 스위핑 방향과 속도를 지시하면서 워낙 "영미"를 많이 불러 컬링을 응원하는 모든 사람이 이 이름을 알게 됐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컬링에 처음 관심을 두게 돼 패럴림픽 컬링 경기까지 직접 관람하러 온 일부 국민한테 '영미'는 이 종목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이름으로 인식됐다.
경기 중 줄곧 '영미!'를 외치던 박 모(62) 씨는 "우리 선수가 던진 스톤이 과녁을 향해 가고 있는데 가만히 있기가 허전해서 나도 모르게 '영미' 소리가 나왔다"며 웃었다.
대부분의 관중은 휠체어컬링 경기에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영미!'를 생뚱맞아하면서도 재미있어하는 분위기였다.
이날 경기를 마친 백종철 감독은 "'영미' 외침을 여러 번 들었다"면서 "물론 김영미 선수가 경기를 뛰는 것은 아니지만, 어차피 우리 선수들을 응원해주시는 거 아니겠냐"며 미소를 지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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