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푸틴'서 인터뷰…"소치동계올림픽 당시 여객기 오인 격추할 뻔"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박인영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4년 전 우크라이나로부터 병합한 크림반도를 반환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현지 언론인이자 정치분석가인 안드레이 콘드라쇼프가 제작해 이날 공개한 다큐멘터리 영화 '푸틴'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영화에서 푸틴은 '어떤 상황에서 러시아가 크림을 우크라이나에 돌려줄 수 있나'라는 콘드라쇼프의 질문에 "당신, 정신이 나간 거 아니냐? 그런 상황은 없으며 절대 없을 것이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푸틴은 이어 "크림 귀속 문제는 역사적으로 종결됐으며 반환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서방·우크라이나와의 협상을 통한 크림 반환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친서방 정권 교체 혁명이 진행되던 지난 2014년 3월 당시까지 우크라이나 내 자치공화국으로 남아있던 크림반도를 현지 주민들의 투표를 통해 자국으로 병합했다. 투표 결과 96.8%가 반도의 러시아 귀속에 찬성했음을 병합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대러 제재를 가하고 있다.
푸틴은 영화에서 2014년 2월 7일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 직전 폭탄이 장착된 여객기가 개막식장으로 향하고 있다는 잘못된 보고로 하마터면 탑승자 110명을 태운 여객기를 격추할뻔한 아찔한 상황도 소개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에서 이스탄불로 가는 여객기가 공중에서 납치됐고 납치범들이 소치에 착륙하게 해달라고 요구한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터키 페가수스항공 소속 보잉 737-800편 기장은 우크라이나 카르키프에서 터키 이스탄불을 향해 운항하던 중 승객 한 명이 폭탄을 소지 중이며 항로를 소치로 변경해야 한다고 러시아 항공 당국에 통보했다.
보고를 받은 푸틴은 안보 담당자들에 조언을 구했고 통상적으로 이런 사태에 대한 비상계획에 따르면 해당 여객기를 격추하게 돼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푸틴은 당시 "계획에 따른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고 회고했다.
이후 푸틴은 바로 국제 올림픽위원회 관계자들과 개막식장에 도착했고 몇 분 뒤 만취한 승객의 허위 주장으로 확인돼 여객기가 당초 행선지인 터키로 향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으면서 아찔한 해프닝으로 끝났다.
영화에서는 푸틴이 자신의 조부가 러시아의 '사회주의 혁명'(10월 혁명)을 이끈 블라디미르 레닌과 구소련 지도자 이오시프 스탈린의 요리사였다는 사실도 밝혔다.
이는 수년 전 발간된 푸틴 관련 서적을 통해서도 이미 알려진 바 있다.
푸틴은 영화에서 "(그는) 모스크바 일대의 저택에서 레닌, 이후에는 스탈린의 요리사로 일했다"고 말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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