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일 히잡 벗기면 25점·모스크 방화하면 1천점, 보상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영국 전역에 '무슬림 처벌의 날'이라는 제목의 혐오편지가 배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10일(현지시간) 대중지 미러 등이 보도했다.
이 편지는 다음 달 3일이 '무슬림 처벌의 날(Punish A Muslim)' 이라며 무슬림 신자들을 고문 혹은 산성 물질로 공격하거나, 모스크(이슬람사원)를 방화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 편지는 실제로 공격을 이행하면 보상을 해주겠다면서, 무슬림 여성의 히잡을 잡아당기면 25점, 산성 물질 공격은 50점, 모스크에 불을 내거나 폭탄 공격을 하면 1천 점을 획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편지에는 소위 '무슬림 살해자(Muslim Slayer)'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이는 문자 MS와 단검 그림도 그려져 있다.
특정 수신인 없이 주소와 우편번호만 기재돼 있어 임의로 발송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편지는 런던을 비롯해 버밍엄, 카디프, 레스터, 셰필드 등에서도 발견됐다.
런던 경찰청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런던 경찰 대변인은 "어떤 형태의 증오 범죄도 용인할 수 없다"면서 "철저히 수사할 수 있도록 공격의 피해를 보면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웨스트요크셔 경찰도 "프래퍼드 일대에서 악의적인 편지가 배달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신고가 여러 건 접수돼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반(反)무슬림혐오 시민단체 텔마마(Tell MAMA)는 성명을 통해 "이번 위협을 극도로 심각하게 다루고 있다"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가 비밀리에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 인지하고, 침착하고 조심스럽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경찰에 증거로 제출할 수 있도록 편지와 봉투에 가급적 손을 대지 않고 잘 보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011년 인구조사 당시 영국 내 무슬림 인구가 약 270만명으로 4.4%를 조금 넘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2001년 155만명보다 훨씬 늘어난 것이다.
무슬림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영국 내 혐오범죄도 증가하는 추세다.
영국에서 치안을 담당하는 부처인 내무부에 따르면 혐오범죄는 지난 2016∼2017년 8만393건으로 2015∼2016년 6만2천518건보다 약 29%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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