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판준비기일 열려…"개인 아닌 국가사업 위해 쓴 것"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이명박 정부 시절 대북 특수공작비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뒷조사에 쓴 혐의로 기소된 최종흡 전 국정원 3차장 측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최 전 차장의 변호인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김선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최 전 차장은 2010년 5월∼2010년 8월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의 지시에 따라 대북공작금 1억6천만원 상당을 김 전 대통령의 비자금 추적, 이른바 '데이비드슨 사업' 명목으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 전 차장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은 다음 재판 기일에 자세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다만 변호인은 재판 후 취재진과 만나 "이 돈은 개인이 쓴 게 아니라 국가사업을 위해 쓴 것"이라며 최 전 차장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변호인은 "이를테면 A와 B, C라는 비목(費目·비용 항목)이 있을 때, 비목 간 착오가 있더라도 그건 죄가 안 된다"고도 말했다.
최 전 차장과 함께 기소된 김승연 전 대북공작국장의 변호인은 이날 공소사실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 전 국장은 '데이비드슨 사업'을 위해 대북공작금 5억여원을 사용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 비리 의혹을 추적하기 위해 8천여만원을 사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또 원 전 원장에게서 '국내 특급호텔의 스위트룸을 대북공작자금으로 빌리라'는 지시를 받아 공작금 집행계획서를 허위 작성하고, 공작금 28억원을 호텔 전세 보증금으로 지급한 혐의도 받았다.
그러나 검찰 조사 결과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의혹은 애초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실체가 없는 풍문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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