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지 절단 장애인 선수 권상현, 한때 은둔 생활하며 119㎏까지 체중증가
스포츠 통해 희망 발견…패럴림픽 최장거리 종목 완주
(평창=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장애인 노르딕 국가대표 권상현(21)은 불과 수년 전까지 몸무게가 119㎏까지 나가는 고도비만 환자였다.
그는 분만사고로 왼팔의 신경이 죽는 상지 장애를 가졌는데, 자존감을 잃은 채 은둔생활을 하다 보니 체중이 급격하게 늘었다.
방안의 세상은 작고 좁았다. 그는 "꿈과 희망이 없던 시절"이라고 말했다.
권상현이 한 줄기 빛을 발견한 건 중학교 때다. 중학교 체육 교사인 조삼현 씨의 권유로 권상현은 한 발자국씩 세상 밖으로 나왔다.
처음엔 살을 빼기 위한 목적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권상현은 운동을 통해 삶의 희망을 찾았고, 낙을 발견했다.
스포츠의 재미에 푹 빠진 권상현은 하루 7~8시간의 강도 높은 훈련을 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권상현은 3년 동안 50㎏이 넘는 살을 뺐다. 그리고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15년 제12회 전국장애인동계체전에서 2관왕에 오르며 화려하게 데뷔했고, 그 해부터 3년 동안 전국체전에서 우승을 싹쓸이했다.
지난해엔 미국 캐스퍼 월드컵에서 4개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12일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장애인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20㎞ 입식 경기에서 12위를 기록한 뒤 밝게 웃으며 지난날을 곱씹었다.
그는 "방안에만 있을 때는 그런 생활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라며 "하지만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세상은 바뀌지 않더라. 많은 장애인분이 방문을 열고 세상 밖으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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