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남성 투신, 길이 255m·높이 2m 펜스 내달 준공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어머니를 죽였다"는 문자 메시지를 남긴 40대 남성이 12일 오전 9시 7분 38초 청주 문의대교에서 투신했다.
청주시 폐쇄회로(CC)TV 관제센터 직원들은 이 남성이 다리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을 지켜봤지만 목숨을 구하지는 못했다.
대청호를 가로질러 건설된 문의대교에서는 오래전부터 자살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작년 6월에는 청주시 사무관급 공무원이 투신한 일도 있다.
인적이 드물고 난간 높이가 90㎝인 반면 교각 높이는 30m에 달한다.
청주시는 지난해 7월 자살 방지 시설물 보강 공사를 시행, 다리 양쪽 끝에 있던 회전형 카메라 2대를 양방향 근접 촬영이 가능하도록 중앙으로 옮겼다.
야간 촬영이 가능하도록 투광기 2대를 추가 설치했고 다리 난간에 감지센터 8개를 설치했다. 이 센서에 사람이 감지되면 카메라 촬영이 시작되고 '가족을 생각하라'는 내용의 방송이 송출된다.
문의대교에서는 40대 남성이 손으로 난간을 잡은 12일 오후 9시 7분 38초부터 4분 동안 자살 예방 방송이 나갔지만 그의 자살을 막지는 못했다.
충북도는 문의대교에서의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추락방지용 시설물 설치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람이 손과 발을 이용해서는 올라갈 수 없는 펜스를 설치하는 것인데, 올해 본 예산에 3억8천만원이 반영됐다.
공교롭게도 40대 남성이 자살한 이 날은 문의대교 펜스 착공일이었다.
255m의 문의대교 전체에 높이 2m의 펜스를 설치하는 사업인데, 내달 초순이나 중순께 준공 예정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펜스 설치가 마무리되면 문의대교는 자살다리라는 오명을 벗게 되겠지만 착공일에 자살 사건이 발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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