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오늘 사개특위서 첫 업무보고…경찰에 대한 사법통제에 집중
"수사종결은 법률판단 문제"…"고위공직자 수사권, 공수처와 검찰이 함께 가져야"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문무일 검찰총장이 부패범죄를 다루는 특수사건과 강력범죄 사건의 직접수사를 줄이되, 경찰에 대한 사법통제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총장은 13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에 참석해 업무현황을 보고하면서 검찰 개혁과 관련해 이 같은 입장을 냈다. 검찰총장이 국회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총장은 검찰 개혁 쟁점과 관련해 ▲ 검찰권한의 분산과 통제 ▲ 수사권 조정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도입 등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우선 검찰권 분산과 관련해서는 검찰의 직접수사 총량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서울중앙과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고검이 소재한 전국 5개 지방검찰청에 특별수사를 집중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외 지역에서는 반드시 직접수사가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범죄 첩보를 경찰에 넘기기로 했다.
대형 부정부패 사건, 다수 국민이 피해를 당한 사건 등 고도의 수사능력과 정밀한 법률지식,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사건에 대해서는 검사의 직접수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또 조직폭력이나 마약범죄에 대한 수사도 법무부 산하 마약청을 신설해 다루는 등 별도의 수사기관으로 이전해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징역 등 형을 집행하는 권한도 법무부 산하에 형집행청을 신설해 맡기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경찰에 대한 검찰의 지휘·통제 권한은 현행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총장은 경찰 수사과정에서 발생하는 기본권 침해와 수사 오류를 즉각 시정하기 위해서는 사법적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정보와 치안, 경비 등을 독점하는 경찰이 사법통제가 없는 수사권까지 갖게 되면 수사권 남용으로 이어져 인권침해가 우려된다는 입장을 냈다.
독일과 프랑스, 일본 등 우리와 형사법 체계가 유사한 국가들이 검찰의 경찰에 대한 사법통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문 총장은 경찰에게 수사종결권을 주는 방안에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사건을 종결하기 위해서는 검찰의 법률적 판단이 필요하므로 경찰이 수사한 사건은 모두 검찰로 송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다.
경찰이 불기소 의견으로 넘긴 사건이 검찰에서 기소 사건으로 변경되는 등 경찰의 수사결론이 검찰의 최종 처분과 다른 사건이 해마다 4만여건을 넘는다고 문 총장은 지적했다.
특히 문 총장은 "수사종결은 소추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법률 판단의 문제"라며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것은 소추기관이 아닌 경찰에게 소추결정권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의 영장심사 권한과 관련해서는 경찰의 강제수사로부터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현행대로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이 독자적 영장청구권을 보유하면서 경쟁적 반복적으로 강제수사에 나설 경우 국민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내세웠다.
공수처 신설에는 찬성하면서도 현직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공직자와 그 배우자 등에 대해서는 검찰도 수사권한을 병존적으로, 즉 함께 가져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또 공수처를 행정부에 독립된 기관으로 두는 것이 자칫 수사 기능을 행정부에 맡겨야 한다는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에 어긋나 위헌적 요소가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대통령을 수반으로 한 행정부 소속으로 공수처를 둬야 타당하다는 게 문 총장의 설명이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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