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시민단체 한자리서 평화선언…"日 평화헌법 지켜야"

입력 2018-03-13 12:02   수정 2018-03-13 12:08

한일 시민단체 한자리서 평화선언…"日 평화헌법 지켜야"

한일 시민사회 주요인사 참석…"한반도 평화 적극 환영"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한국과 일본의 시민단체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반도 평화와 일본 평화헌법을 수호하자는 '평화선언문'을 발표했다.
한일 시민단체는 13일 서울시민청에서 '한반도 평화와 일본 평화헌법 수호를 위한 한일시민평화회의'를 열어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한일시민평화선언을 채택했다.
이들은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까지 성사되는 등 한반도와 동아시아 정치 질서에 획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우리는 평화를 지지하는 한일 시민의 이름으로 이를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에서 시작된 평화의 흐름을 이어받아 동아시아에서 평화체제 구축을 목표로 양국 시민이 연대해 일본의 평화헌법을 지키고, 동아시아의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노력을 함께할 것을 서로 확인한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전쟁 및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행사를 영구히 포기한다는 내용을 담은 평화헌법(헌법 제9조)을 개정해 일본을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 바꾸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한일시민평화회의에는 한일 주요 시민단체와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 측에서는 2017민주평화포럼, 참여연대,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주권자전국회의 등이, 일본 측에서는 '9조의 모임'과 '전쟁하게 두지 않아·9조를 파괴하지 마! 다 함께 행동 실행위원회'가 참여했다.
한완상 전 부총리, 함세웅 신부, 문학평론가이자 시민운동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코모리 요우이치 도쿄대 교수, 2017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ICAN(핵무기 폐기 국제 캠페인) 국제위원회의 카와사키 아키라 운영위원 등이 머리를 맞댔다.
공동 선언문에는 "일본은 과거 아시아 침략 전쟁이 가져온 수많은 살상과 피해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해결만이 일본과 한반도의 화해, 동아시아의 영구적 평화 실현으로 나아가는 길임을 인정하고 스스로 문제 해결에 전력을 다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평화헌법 개정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인 '일본9조회'를 이끄는 요우이치 교수는 "아베 정권이 남북 대화에 매우 부정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을 용서할 수 없다"며 "여기서 일본 헌법 9조의 개악을 노리고 있는 아베 정권의 본질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9조회를 비롯한 일본 시민단체들은 아베 정권이 개헌 발의를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3천만명 서명 운동을 하고 있다.
요우이치 교수는 "이런 정도의 목표를 내건 운동을 우리가 지금까지 해본 적이 없다"며 "한국인들이 실현한 정권 교체 운동에서 제대로 배우면서 아베 정권의 헌법 개악을 저지하고, 헌법 9조를 가진 일본 정부야말로 동아시아에 제대로 된 평화체제를 만들 책임이 있다는 것을 명확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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