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페더러, 나란히 한 번씩 더 이기면 8강서 맞대결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6위·한국체대)이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총상금 797만2천535 달러) 16강에 진출했다.
정현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 웰스에서 열린 대회 8일째 단식 3회전에서 토마시 베르디흐(15위·체코)를 2-0(6-4 6-4)으로 제압했다.
이날 정현이 꺾은 베르디흐는 2015년 세계 랭킹 4위까지 올랐던 선수로 투어 대회 단식에서 통산 13차례 우승한 경력이 있다.
정현은 이 대회 전까지 베르디흐와 두 차례 만나 모두 0-2로 졌으나 세 번째 맞대결에서 1시간 23분 만에 통쾌한 설욕전을 펼쳤다.
정현의 16강 상대는 파블로 쿠에바스(34위·우루과이)로 정해졌다.
올해 32세인 쿠에바스는 2016년 세계 랭킹 19위까지 올랐던 선수로 정현과는 이번이 첫 대결이다.
정현이 쿠에바스를 꺾고 이 대회 톱 시드인 로저 페더러(1위·스위스)가 제러미 샤르디(100위·프랑스)를 물리치면 둘은 준준결승에서 맞붙는다.
정현은 올해 1월 호주오픈 4강에서 페더러와 처음 만났으나 2세트 도중 발바닥 물집으로 인해 기권했다.
이 대회 16강에 오른 정현은 상금 8만8천135 달러(약 9천400만원)와 랭킹 포인트 90점을 확보했다.
정현은 1세트 게임스코어 3-1로 앞서다가 이후 내리 3게임을 허용하며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게임스코어 3-4로 뒤집힌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는 0-40으로 몰리면서 1세트를 내줄 위기였다.
하지만 정현은 이때부터 착실히 포인트를 따내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켰고, 이후 오히려 두 게임을 더 연달아 따내며 경기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5-3으로 달아날 기회를 놓친 베르디흐는 4-4에서 맞선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심판에게 강력히 항의하는 등 평정심을 잃은 모습이었다.
기세가 오른 정현은 2세트에서도 게임스코어 1-1에서 상대 서브 게임을 또 브레이크하며 승기를 틀어쥐었다.
정현은 이날 첫 서브가 시속 200㎞를 기록하며 188㎞에 그친 베르디흐보다 더 빨랐다. 세컨드 서브도 시속 157.7㎞로 146.5㎞의 베르디흐를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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