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출신 노동당 의원 4명 대상…'무슬림 처벌의 날' 편지 담겨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무슬림(이슬람 신자) 출신 영국 하원의원들의 사무실에 이틀 동안 4건의 수상한 소포가 배달됐다. 인종차별적 편지 등이 담겨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영국 의회 의사당 옆 노먼 쇼 빌딩에 있는 모하마드 야신 하원의원과 러샤나라 알리 하원의원 사무실에 수상한 소포가 전달됐다.
소포에서 수상한 액체가 흘러나오자 야신 의원 사무실 직원이 이를 경찰에 신고했고, 예방 차원에서 남녀 한쌍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물질은 무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튿날에는 역시 같은 빌딩에 위치한 루마 후크 하원의원과 아프잘 칸 하원의원 사무실에 의심스러운 소포가 배달됐다.
칸 의원실 관계자는 소포를 열지 않았지만 소포를 열어본 후크 의원실 직원은 역시 예방 차원에서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경찰은 역시 해당 소포와 이에 담긴 물질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에 소포를 받은 하원의원 4명은 모두 무슬림이자 노동당 소속이다.
소포에는 무슬림에 대한 공격을 선동하는 내용을 담은 '무슬림 처벌의 날(Punish A Muslim)' 이라는 제목의 혐오편지가 담겨 있어 증오범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 편지는 영국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는데, 무슬림 신자들을 고문 혹은 산성 물질로 공격하거나, 모스크(이슬람사원)를 방화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후크 의원은 "그것(소포)은 우리를 협박하기 위한 것인지만 우린 주눅들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분명히 무슬림 의원들을 노린 것으로 내가 마지막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별개로 지난달 영국에서는 해리 왕자의 약혼녀인 메건 마클에게 인종차별적 메시지와 함께 하얀색 가루가 보내졌고, 이에 앞서 의회에 보내진 꾸러미에서도 하얀색 가루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발견된 가루는 모두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분석됐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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