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인 '그랩'(Grab)이 일본 카드회사인 '크레디트 세존'(Saison)과 제휴해 모바일 금융 시장에 진출한다.
14일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그랩은 크레디트세존과의 합작투자기업인 '그랩 파이낸셜 서비시즈 아시아'를 설립했다고 전날 밝혔다.
그랩은 우선 자사에 등록된 운전사와 휴대전화 판매업체 등을 대상으로 소액대출을 제공하고 보험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騰迅)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 위챗페이(微信支付)와 알리바바의 결제 앱 알리페이(Alipay)의 동남아 진출을 견제하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지역은 은행이나 금융 서비스 계좌가 없는 인구가 2억6천만명으로 전체 인구(6억4천만명)의 절반에 육박한다.
그랩은 "우리 지역 내의 많은 이들은 새 집을 사거나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대출을 받을 길이 막혀 있다"면서 "그랩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랩은 현재 동남아 8개 국가 180여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랩에 등록된 운전사의 수는 26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동남아 시장을 놓고 그랩과 경쟁해 온 미국 차량공유업체 '우버'(Uber)가 동남아 사업 부문을 그랩에 매각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랩은 동남아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에서도 현지 오토바이 기반 차량공유서비스인 '고젝'(Go-jek)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구글과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홀딩스는 작년말 보고서에서 현재 500억 달러(약 53조원)로 추산되는 동남아의 인터넷 경제 규모가 2025년까지 2천억 달러(약 213조원) 이상으로 성장하리라 전망한 바 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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