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따뜻해지면서 북반구 겨울 한파 잦아졌다"

입력 2018-03-14 13:34  

"북극 따뜻해지면서 북반구 겨울 한파 잦아졌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북극의 기온 상승이 올겨울 미국과 유럽을 강타한 이상 겨울 날씨와 강력한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진보 일간 가디언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기·환경연구소(Atmospheric and Environmental Research) 유다 코언 연구원이 이끈 연구진은 1990년대 초반 이래 나타난 북극 기온의 가파른 상승이 북반구, 특히 미국 동부에서 이례적인 일시적 한파가 늘어난 것과 일치했다고 결론냈다.
북극 기온이 비정상적으로 오르면 극단적인 겨울 한파가 발생할 가능성이 최고 4배에 달한 것으로 파악했다.
연구진은 일일 북극 기온 자료들과 미국 12개 도시의 겨울한파지수(AWSSI)를 비교해 이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AWSSI 지수는 기온과 강설, 강설량 등을 토대로 겨울 날씨의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다.
코언 연구원은 "따뜻한 북극과 북극 아래 지역의 추운 겨울 날씨 사이에 두드러질 만큼 강력한 연관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구 온난화가 더 따뜻한 기온에 기여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상상치 못했던 이런 결과들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북극은 지난 겨울 과학자들이 경악할 정도로 가장 더운 한해를 보냈다. 일부 지역은 기온이 장기적 평년 치보다 20℃가 높았다.
북극 고위도 지역은 지구 평균치보다 두 배나 빠른 속도로 기온 상승을 보였고 해빙이 광범위하게 녹아내렸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월 미 북동부는 한파와 강풍, 폭설을 동반한 '겨울 폭풍'으로 엄청난 피해를 봤다.
캐나다 접경인 메인 주부터 최남단 플로리다 주까지 동부 해안지역 전역이 이른바 '폭탄 사이클론'(bomb cyclone)의 영향권에 들었다.
코언은 "올겨울은 기후 변화로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는 엄청난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1월 미국에서 '폭탄 사이클론'을 경험했고 이어 2월에는 예전에 본 적이 없는 7월 같은 고온이 뒤따랐다. 일련의 강력한 겨울 폭풍과 이른바 '동부의 괴물'로 불리는 날씨를 겪었다. 상상도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코언은 북극 기온 상승과 미 동부 겨울 이상 날씨 사이에 연관성을 보이는 이유는 살피지 않았지만, 지구 기온이 오르면서 북극 소용돌이(polar vortex)에 균열이 발생한다는 이론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최근 유럽과 아시아의 이상 추위는 극지방의 추운 공기를 가둬두는 북극 소용돌이에 균열이 생기면서 찬 공기가 밀려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폴라 보텍스는 극지방을 도는 영하 50~60℃의 찬 기류다.
대서양의 습한 공기와 북극의 차가운 기류가 만나면서 만들어진 저기압 폭풍을 말한다.


jungw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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