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처 찾지 못한 시중자금 증가…MMF로 21조원 몰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최근 증시가 박스권에서 주춤하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1조원 넘게 몰렸다. 증시의 상승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봄을 맞아 재테크를 시작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신규 펀드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15일 에프앤가이드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로 지난 13일 기준 1조2천893억원이 순유입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로도 1조275억원이 들어왔다.
증시가 조정권에 머물고 미국 등 전 세계 채권시장이 통화정책 정상화 움직임으로 불안해지면서, 투자처를 정하지 못한 시중 자금도 늘어났다.
올해 들어 수시입출금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몰린 자금은 21조2천885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들은 투자자금을 유인하기 위해 새로운 펀드를 최근 잇달아 내놨다.
삼성자산운용은 12일 팩터 투자를 기반으로 한 '삼성 코리아 팩터 인베스팅 펀드'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펀드매니저의 주식 종목 선정 등 전통적 투자 방식이 아니라 증시의 초과수익 원천을 분석해 저비용으로 장기 성과를 추구하는 팩터 인베스팅 투자전략을 구사한다.
주로 기대수익률이 다른 종목 중 기업 규모가 작고 상대 가치가 높으며 수익성이 우수한 주식을 편입한다. 이 펀드는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미국의 DFA가 위탁 운용한다.
KB자산운용는 국내 주식형 펀드인 'KB주주가치포커스펀드' 판매를 개시했다.
이 펀드는 배당 여력이 풍부한 기업 중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배당성향 확대 가능성이 있는 기업과 사업구조 개선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40∼60개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정용현 KB자산운용 밸류운용본부 매니저는 "최근 증시에서 기업 지배구조 개편과 주주환원정책 확대 기대감이 커지는 점을 고려해 관련 기업 투자 펀드 상품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국내외 주식 등 다양한 자산에 장기 분산 투자해 직장인의 은퇴와 노후 대비를 위한 자산 증식을 목표로 한 주식 재간접형인 '메리츠샐러리맨펀드'를 선보였다.
앞서 내놓은 '주니어펀드'와 '시니어펀드'를 포함해 연령별로 경제 독립과 노후 준비를 할 수 있는 이른바 '가족 펀드 시리즈'다.
또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통합지수인 KRX300지수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인덱스펀드도 나왔다.
KRX300은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 중 시가총액과 거래대금 상위 우량기업 300개로 구성됐다. KRX300에 포함된 해당 종목이 각 시장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코스피가 92.3%, 코스닥은 36.4%다.
코스피200보다 성장성이 높은 헬스케어가 보강된 반면 정보기술과 통신서비스 업종 비중이 작아졌다.
DGB자산운용이 지난달 출시한 'DGB 명품 KRX300인덱스펀드'는 KRX300지수 구성 종목을 복제하고 차익거래 등 초과수익 확보 전략을 구사한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 KRX300 인덱스 펀드'도 KRX300 지수 흐름을 따라가도록 설계됐다. 차익거래와 이벤트, 공모주 등 전략을 통해 제한된 범위 내에서 초과 수익도 추구한다.
임성일 삼성자산운용 상품개발팀장은 "KRX300 인덱스 펀드는 상대적으로 싼 보수와 투명한 운용이 장점"이라며 "KRX300 지수는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벤치마크 지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어 꾸준한 자금유입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목표 수익을 달성하면 안정적인 채권형으로 전환하는 목표전환형 상품도 속속 나온다.
유리자산운용은 16일까지 '유리 글로벌거래소 목표전환형펀드(주식혼합)'를 모집한다. 전 세계 증시에 상장된 각국의 대표 거래소 주식에 투자해 목표수익률 6%를 달성하면 채권형으로 전환해 수익을 보존하는 상품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올해 국내 증시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 기대감이 살아 있어 중소형주 중심의 강세장이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며 "이런 장세 전망에 힘입어 다양한 펀드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주(1∼7일) 신흥국 주식형 펀드로 7억7천만 달러가 순유입했다. 한국으로는 6천만 달러가 들어와 11주 연속 자금이 유입됐다.
KB자산운용은 지난달 아시아 신흥국을 대표하는 한국과 베트남, 인도, 중국 등 국가에 분산투자하는 'KB KoVIC 펀드'를 선보였다. 이 상품은 이들 국가의 대표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주로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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