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민당과의 대연정으로 4번째 임기 시작…총선 후 6개월만
EU 결속·난민 문제 해결 등 과제 산적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4일(현지시간) 연방하원에서 총리로 재선출됐다.
메르켈 총리는 하원의원 투표에서 364표의 찬성표를 얻어 4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총리로 선출되기 위해선 하원 전체 709석 가운데 과반인 355표 이상이 필요했다. 투표에 참여한 688명 가운데 315명은 반대표를 던졌다.
양자물리화학자인 남편 요아힘 자우어 훔볼트대 교수가 처음으로 연방하원에서 선출 장면을 지켜봤다.
이어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미 내정된 15명의 장관들을 임명하고, 메르켈 총리와 장관들은 취임 선서를 했다.
지난해 9월 24일 총선 이후 거의 6개월 만에 새 정부가 출범한 것이다.
재무장관은 올라프 숄츠 사회민주당 임시대표가, 외무장관은 하이코 마스 현 법무장관이, 내무장관은 제호퍼 기독사회당 대표가, 경제에너지부 장관은 페터 알트마이어 총리실장이 각각 맡았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은 총선 승리 후 이른바 '자메이카(기민·기사 연합-자유민주-녹색) 연립정부' 협상 실패로 새 정부 구성에 애를 먹었다.
이후 기민·기사 연합은 제 2당인 사회민주당과 대연정 협상을 벌인 끝에 지난달 8일 177페이지에 달하는 연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이후 기민당은 지난달 27일 전당대회 대의원 투표에서, 사민당은 지난 4일 발표된 전당원 투표에서 각각 연정합의안을 승인받았다.
양측은 전날 대연정 협약을 공식으로 체결했다.
메르켈 총리는 1기와 3기 내각에서도 사민당과 대연정을 구성했다.
메르켈 총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유럽연합(EU)의 결속을 다지고 난민 문제 등으로 악화된 민심을 회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는 오는 16일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우리 앞에 많은 과제가 놓여 있다"면서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풀어나갈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차기 총선에서 총리 후보로 다시 나설 지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이번이 마지막 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메르켈 총리는 이번 4년 임기를 무사히 마칠 경우 16년을 재임하게 돼 한때 정치적 스승이었던 헬무트 콜 총리와 함께 최장수 총리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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