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 사업 허가 전 환경영향평가…주민의견 최대 반영

입력 2018-03-15 14:00   수정 2018-03-15 14:07

풍력발전 사업 허가 전 환경영향평가…주민의견 최대 반영
김은경 환경장관 "환경성·경제성 충족하는 입지선정 유도"




(영양=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정부는 앞으로 육상 풍력발전 사업 허가 전에 환경영향평가를 시행하고 그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키로 했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15일 경북 영양군 양구리 풍력단지를 방문해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높이는 '3020 이행계획'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육상풍력 발전사업에 환경성과 주민 수용성이 같이 고려돼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이어 "현재는 산업통상자원부가 풍력발전에 대한 사업허가를 내준 뒤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는데 순서를 바꿔 사업허가 내주기 전에 환경영향평가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이란 2016년 기준 전체 발전량의 7%에 불과한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끌어올리는 정부안이다.
이때 신규 설비 95% 이상을 태양광·풍력 등 청정에너지로 공급하며, 풍력의 경우 8%(1.2기가와트)에서 2030년 28%(17.7기가와트)로 확대된다.



육상풍력은 친환경 발전이지만 그동안 경제성을 우선으로 삼고 입지를 선정하다 보니 생태·자연도 1등급지·백두대간 등에 설치되면서 환경훼손 문제가 제기돼 왔다.
실제로 지난해 8월 기준 풍력 환경영향평가가 협의된 71곳 가운데 29곳이 생태·자연도 1등급지·백두대간 등 생태 우수지역과 겹쳐있다. 또 사업 추진과정에서 이해 관계자 간 첨예한 대립으로 공동체 갈등 문제까지 나타났다.
김 장관이 이날 방문한 양구리 풍력단지도 환경훼손과 산사태 같은 재해가 우려돼 그동안 국회와 시민단체의 지적이 잇따랐고, 주민 반발이 일어난 곳이다.
특히 영양군은 양구리 풍력단지뿐만 아니라 영양풍력·GS풍력 등 대규모 풍력단지가 밀집돼 현재 59기(115.5㎿)가 가동하고 있으며, 27기(99.0㎿)에 대한 공사가 진행 중이다.
게다가 추가 입지를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하는(1곳 15기 48MW)인 곳도 있어 환경 부담과 지역 갈등이 상존하고 있다.
김 장관은 "풍력발전 입지에 대한 환경성·경제성 충돌을 완화하기 위해 환경적으로 덜 민감하면서 풍력 보급이 가능한 지역을 중심으로 입지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풍력발전 사업에 대한 '계획입지제'를 올해 안에 도입하고, 생태 우수지역에 입지한 발전사업의 환경성 검토를 강화할 계획이다.
계획입지제란 발전사업 인허가 후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훼손과 갈등 문제 해결을 위해 발전사업 허가 전 환경성과 주민 수용성을 검토하는 제도다.
환경부는 이를 위해 환경영향평가법 등 관련 규정을 개정하기로 했다. 이미 허가를 받아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진행해야 하는 사업과 생태 우수지역에 입지하는 소규모 발전단지에는 엄격한 환경영향평가를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주민 참여·운영사업 육성과 이익공유 확대 등 주민 참여를 활성화해 갈등을 예방하도록 관계 부처와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s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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