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신장기능 손상은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당뇨병 진단 전에 이미 만성 신장질환(CKD: chronic kidney disease)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멤피스 재향군인 메디컬센터의 신장병 전문의 사바 코베스디 박사 연구팀이 2003~2013년 사이에 당뇨병 진단을 받은 재향군인 3만6천794명의 건강검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4일 보도했다. 이들 중 31.6%가 당뇨병 진단 전에 이미 신장기능 손상이 나타난 것으로 밝혀졌다고 코베스디 박사는 말했다.
이들은 당뇨병 미진단 상태에서 이미 신장기능을 나타내는 두 주요지표인 사구체 여과율(GFR: glomerular filtration rate)과 뇨 알부민 크레아티닌비율(UACR: urine albumin creatinine ratio)이 비정상 수치를 보였다고 그는 설명했다.
특히 장기 혈당을 나타내는 당화혈색소(A1c), 혈압, 체질량지수(BMI)가 높고 나이가 많은 사람일수록 당뇨병 진단 전 CKD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표들은 모두 당뇨병 위험요인이기도 하다.
이 밖에 심혈관질환, 심부전, 말초동맥질환이 있는 사람들 역시 CKD 위험이 높았다.
코베스디 박사는 당뇨병 진단 전에 이처럼 신장기능 손상이 나타나는 이유로 2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당뇨병 진단이 장기간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 환자가 모르는 사이에 신장기능이 손상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또 하나는 당뇨병 위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다른 건강문제에서 신장기능 손상이 왔을 수 있다는 것이다. 코베스디 박사는 CKD는 외부적인 증상이 없는 가운데 소리 없이 진행되기 일쑤여서 이미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면서 조기 발견하려면 혈중 크레아티닌, 소변 알부민 검사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온라인 과학전문지 '공공과학도서관'(PLoS One)에 실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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