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성·여건 고려해 기존 지자체서 분리해야"
국회 입법 필요해 여론·정치 이해관계 등 변수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경제자유구역인 인천 송도국제도시와 영종도를 자치구로 분리해달라는 주민 요구가 확산하고 있다.
18일 인천 중구 등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 주민들은 이달 초 '영종도를 중구에서 분리해 영종특별자치구로 지정해달라'고 구에 건의했다.
주민들은 "인천 중구 인구 11만명 가운데 6만8천명이 영종도에 사는데 여러 행정기관은 30㎞나 떨어진 중구 원도심에 몰려 있어 제대로 된 행정·복지·보건서비스를 받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또 "불합리한 철도 요금과 불편한 버스 노선, 열악한 교육환경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특히 노인과 6천명의 영종도 거주 장애인은 그 피해가 더 심하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이런 내용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올려 청원을 진행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도 자치구로 분리해야 한다는 주민 요구가 끊이지 않는다.
2003년 8월 청라·영종지구와 함께 대한민국 1호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송도국제도시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세계적인 바이오기업을 비롯해 현재까지 62개 외국인 투자기업을 유치하며 국내 8개 경제자유구역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는 인구가 꾸준히 유입돼 작년 말 기준으로 외국인 2천800명을 포함해 인구가 12만3천명에 달한다.
송도 주민들은 송도국제도시를 기존 연수구에서 분리하고 예산도 별도 회계로 관리할 것을 주장한다.
이들은 인천시가 재정난 타개를 위해 송도 토지를 시 자산으로 가져가 부채 상환에 쓰는 상황에 불만을 품고 있다.
행정구역 분리·통합은 시·도가 행정자치부와 협의해 국회의 입법을 거쳐야 한다.
현행 법령상 자치구의 인구 하한선은 따로 명시된 게 없고 구속력 없는 행정구역 편람에만 자치구 분구 인구가 50만명으로 돼 있다.
하지만 인천만 해도 부평구 56만명, 남동구 54만명, 서구 52만명 등 3개 자치구 인구가 이미 50만명을 넘어선 상태여서 자치구를 나누는 문제에서 인구수가 절대적인 요인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송도국제도시와 영종도의 자치구 분리는 '송도구 신설에 관한 법률'과 같은 국회 입법을 전제로 하는 만큼 논의가 본격화하는 시점에 시민 여론과 인천의 정치 지형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인천시장과 중구청장, 연수구청장을 비롯한 단체장과 지역 여·야 국회의원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찬반이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 중구 관계자는 "영종자치구 지정에 대해 중구와 구의회도 그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다"며 "지역 특수성을 감안해 공항과 연계한 특구 개념으로 추진할 사항으로 판단하며, 앞으로 여건이 성숙하면 중앙정부에 특별구가 설치될 수 있도록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s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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