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삼성 라이온즈의 고졸 루키 양창섭(19)은 지난 13일 kt wiz와 시범경기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볼넷 4개를 내줬다.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강민호(33)의 사인이 달랐다면 볼넷은 이보다 적었을 수 있다. 강민호는 투수에게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도 양창섭에게 직구 대신 변화구를 요구했다.
하루 뒤인 1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만난 강민호는 이에 대해 "양창섭이 1군에서 살아남으려면 3볼에서도 변화구를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창섭은 이날 79구 중 변화구가 32개였다. 비중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강민호는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요구하며 변화구 제구를 가다듬는 기회로 삼았다.
강민호는 "시범경기에서는 타자들의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아 투수가 무조건 유리하다"며 "이럴 때 직구를 던져서 타자를 잡아내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
강민호는 양창섭이 정규리그에서도 선발 투수를 하려면 볼 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에서도 원하는 코스에 변화구를 자신 있게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지난해까지 롯데 자이언츠의 '안방마님'이었던 강민호는 이번 오프시즌에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리그 정상급 포수로 꼽히는 강민호의 영입은 삼성의 젊은 투수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양창섭은 "확실히 고교 시절 포수들과는 다르다"면서 "노하우가 있고 투수를 보는 눈이 다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낮게 던지려고 의도하다가 밸런스가 흐트러진 적이 있다"며 "그런데 강민호 선배가 단번에 알아보고는 '낮은 코스 의식하지 말고 내 마스크 보고 회전수에만 신경 써서 던지라'고 한 마디 해주셨다"고 소개했다.
양창섭은 "강민호 선배의 말 그대로 던지니까 금세 밸런스가 잡혔다. 한마디 해주신 게 아주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강민호의 영입 이후 팀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다. 특유의 파이팅으로 팀 전체의 분위기를 바꿔놓고 있다.
김한수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지켜보니 강민호가 선수들과 융화가 잘 되고 밝은 선수더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사실 지난해까지 팀 분위기가 침체한 면이 없지 않았다"며 "그런데 캠프 때부터 강민호가 투수와 야수 파트 모두에서 활기차게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줬다. 우리 팀에 꼭 필요한 부분이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삼성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국민타자' 이승엽이 은퇴하긴 했지만 우타 거포 강민호를 품에 안음으로써 타선의 짜임새가 탄탄해졌다.
이에 관해 김 감독은 "강민호의 합류로 타선의 짜임새가 좋아졌다"며 "민호도 민호지만 (김)상수와 (이)원석도 지난해와 달리 본인 역할을 해주면 괜찮을 것"이라고 올 시즌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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