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외교 담당' 최강일 외무성 부국장도 베이징 도착…북미, 정상회담 앞두고 접촉 가능성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진방 특파원 =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15일 베이징(北京)을 경유해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향했다.
리 외무상은 스톡홀름에서 마르고트 발스트룀 스웨덴 외교부 장관과 이틀 동안 회담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이날 스웨덴 외교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두 장관은 북한에 외교공관을 두지 않는 미국·캐나다·호주를 대신해 외교관계를 대행하는 스웨덴의 역할, 한반도의 안보 상황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스웨덴 외교부가 밝혔다. 스웨덴은 평양에 대사관을 두고 있다.
리 외무상은 베이징 현지시간으로 이날 정오(현지시간)께 JS251편으로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했으며, 이후 제3터미널로 이동해 오후 3시20분(한국시간 오후 4시20분) 베이징발 스톡홀름행 스칸디나비아 항공 SK9511편에 탑승했다.
주중 스웨덴대사관 측 관계자들은 리 외무상이 도착하기 30분 전 배웅을 위해 제3터미널 귀빈실에 먼저 도착해 대기했다.
리 외무상이 탑승한 SK9511편은 현지시간으로 15일 오후 4시30분 스톡홀름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리 외무상이 유엔 총회 참석차 베이징을 경유했을 때 배웅을 나왔던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는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편 북한의 대미 외교를 담당하는 최강일 외무성 부국장도 이날 리 외무상과 같은 항공편으로 베이징에 도착해 스웨덴 동행 가능성이 제기됐다. 리 외무상과 달리 일반 통로로 나온 최 부국장은 중국 방문 목적을 묻는 취재진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최 부국장은 스칸디나비아 항공 SK9511편 탑승장에서 모습이 포착되지 않아 베이징에 잔류했거나 리 외무상과 다른 목적지로 향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리용호 외무상 일행이) 북중 접촉 때문에 온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회의 일정이 있어 베이징 공항을 경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기회에 북미간 접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최 부국장이 리 외무상과 동행한다면 미국 측과 접촉을 하든 스웨덴 측과만 접촉하든 북핵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보면 맞다"면서 "북미대화를 앞둔 상황에서 북한 외무상이 북핵 문제를 논의하려면 실무를 잘 파악하고 있는 최 부국장 같은 인사가 반드시 수행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한 북측 대표단에 포함됐던 최 부국장은 미국통으로, 그가 리 외무상을 수행한다면 스웨덴에서의 북미간 접촉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애초 스톡홀름에서 북미 외교장관 간 접촉이 예상됐으나,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돌연 경질됨에 따라 북미 접촉이 이뤄진다면 어떤 형식이 될지 주목된다.
일단 최 부국장과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조관 등 실무진 간 접촉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리 외무상의 방중 이유에 대해 "리 외무상이 15일 베이징 서우두공항을 경유해 스웨덴에 갈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기타 다른 상황은 들은 바 없다"고만 확인했다.
앞서 지난 9일 스웨덴 신문 다겐스 뉘헤테르는 소식통을 인용해 리 외무상이 가까운 미래에 스웨덴을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스웨덴 정부는 어떤 식으로든 미국과 북한 간 대화를 도울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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