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폐질환자, 살아있는 사람 '폐 이식' 가능해진다

입력 2018-03-15 17:01  

중증 폐질환자, 살아있는 사람 '폐 이식' 가능해진다
장기 이식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소아 신장 이식대기자도 배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중증 폐 질환자가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 폐를 이식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보건복지부는 중증 폐 질환자에게 생명유지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 적출이 가능한 장기의 범위에 '폐'를 추가하는 내용을 담은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마련해 내달 25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15일 밝혔다.
지금까지 폐 이식 수술은 뇌사자에서 적출된 폐가 있을 때만 가능했다. 하지만 뇌사 환자는 폐 손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뇌사자의 장기 기증에 의한 폐 이식 건수는 많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폐 이식팀이 말기 폐부전으로 폐의 기능을 모두 잃은 딸에게 부모의 폐 일부분을 떼어내 이식하는 '생체 폐 이식'에 처음으로 성공한 바 있다. 당시 의료진은 학회와 정부기관, 국회 등에 폐 이식 수술의 의료윤리적 검토를 호소해 수술할 수 있었다.
이번 개정안이 확정되면 중증 폐 질환자는 뇌사자의 장기 기증을 기다리지 않고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 폐의 일부를 기증받아 이식 수술을 할 수 있다.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 적출할 수 있는 장기 수도 현행 6종(신장·간장·골수·췌장·췌도·소장)에서 폐가 추가돼 7종으로 늘어난다.
복지부는 소아 신장 이식대기자에 대한 정책적 배려 필요성을 감안해 소아의 연령 기준을 '11세 이하'에서 '19세 미만'으로 변경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18세, 스페인은 15세로 정해져 있다.
이와 함께 신장 기증자가 소아이면 전국의 소아 신장 이식대기자에게 우선 이식하고, 소아의 신장 이식을 성인의 신장·췌장 동시이식보다 우선하도록 했다. 정부는 신장 이식 희망자와 신장·췌장 동시이식 희망자가 동시에 존재하는 경우에는 동시이식 환자에게 우선권을 부여해왔다.
개정안에는 장기 이식 대상자가 정해진 이후에는 다장기 우선원칙 적용을 배제한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장기 이식자들 사이의 사정 변동으로 새로운 이식 대상자를 선정할 때 여러가지 장기를 한꺼번에 이식할 대상자를 우선하는 원칙 때문에 기존에 선정된 대상자가 탈락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복지부는 단체 또는 개인의 의견을 4월 25일까지 수렴한 후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withwi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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